「집권당체통」세워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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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2차 5개년계획안, 67년도 예산편성등 주요 경제안건들이 요즘 정부·여당 여석회의에서 처리되고 있어 여당측의 발언이 대견스럽게 반영되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굵직한 대목에선 정부와 손발이 안맞는데다가 애써 마련한 당방침이 묵살되고 있다고 공화당 뒷전에선 불평이대단. 2일 상하오에 걸쳐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한 공화당 예산심의특위에서 몇몇 의원들을 비롯한 당간부들은『이렇게 애써 심의해봤자 정부서는 제멋대로 결정된 것처럼 발표하고 있는데 더위에 이런 고생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까지 열을 올렸다고.
회의가 끝난 뒤 정책연구실 한 간부는『이미 확정된 외자도입법, 제2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에서도 몇 달동안 밤잠을 못자며 만든 당방침이 휴지로 되다시피했다』면서『특히 5개년계획의 내자동원을 위한 국민저축계획은 한심할 정도로 엉망인데도 그대로넘겨 정부 혼자서 생색을냈다』고 분격. 그러나 그는『이번 예산심의서만은 집권당의 체통이 설만큼 물고 늘어지겠으니 두고보라』고 단단히 준비.
○…민중당대표위원 박순천씨의 취임후 첫기자회견은 박 할머니와 기자들간에 열띤 대화가 오고가고 모처럼의「회견다운 회견」. 미리 준비된 성명서를 낭독한후 좌우에 자리한 김영삼 원내총무·고흥문 사무처장·김대중 정책위의장등「브레인」들의 보좌를 받아 조심스럽게 질문에 답하던 박 대표위원은 야당통합, 단일후보문제등에 말이 미치자 열을 띠기 시작―『당간부 총사퇴의희생과 모험을 각오하고 재야세력 합류를 추진했으나 그들이 민중다의 기존세력을 모두 허물어뜨리고 사퇴할 것을 무리하게 요구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재야세력 합류교섭 실패를 변명.
『이제까지의 야당단합 교섭을 토대로한 구체적 구상이 제시되어야 할것아니냐』는 질문에 박 할머니는『상당히 열을 올려 따지는데 나도 열좀 내야겠어. 단일화문제에 무리한 조건을 앞세우면 얘기는 안된다. 모두 자기를 죽이고 희생적으로 해야한다』고 열변. 회견이 끝난 뒤 박 할머니는『내가 백살이 넘어 살 자신이 있는데 여러분과 만날때마다 10년씩 감수한다』고 농담해서 좌중 모두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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