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피버노바 “소문대로 대단하네”

중앙일보

입력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인구로 쓰여질 피버노바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미국전에 첫 데뷔무대를 가졌다.

피버노바에 대한 소문은 듣던 대로 였다. 선수들의 반응도 대체로 다루기 어렵다는 쪽이 많다.
경기초반 공을 달래느라 애를 먹는 모습이 종종 나왔다. 회전력과 정확도가 높아진 피버노바는 확실히 기존 공과 달랐다. 조금만 신경을 덜 쓰면 공이 다른 곳으로 날아갔고 패스 된 공은 마치 유도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빠른 회전을 보였다.

황선홍은 “속도가 빠르고 정확하게 임팩트가 되지 않으면 슈팅 타이밍을 잡이 어렵다”고 평가한 반면 유상철은 ”처음엔 애를 먹었지만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분석하면서 “공격수에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

피버노바에 대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사람은 골키퍼 김병지였다. 김 선수는 경기 내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단순한 볼도 애인을 감싸듯 가슴에 꼭 앉았고 확실한 볼 처리로 예사롭지 않은 공임을 보였다. 김 선수는 ”볼의 속도가 빨라 방어에 어려움이 있어 순발력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고 평가 하면서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장면은 미국 팀도 마찬가지 였다.미국 골키퍼 자크 쏜튼은 전반 8분 이을용이 슈팅한 볼이 수비수 맞고 흐른 평범한 공을 잡았다 놓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번 바운드된 공은 가속도가 붙어 빠르게 굴러갔고 정확도 까지 겸비해 선수들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해 졌다.

예사롭지 않은 피버노바가 실체를 드러내면서 대표팀은 적응력에 대해 또 하나의 숙제를 앉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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