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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V… 엘스 또 "얼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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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백야드는 가볍게 넘기는 장타에 골퍼들로부터 '가장 닮고 싶은 스윙폼의 주인공'으로 뽑힐 만큼 부드럽고 멋진 스윙.

어니 엘스(34.남아공)는 이런 찬사 속에 지난 10년간 유럽과 미국에서 40승을 거뒀다. 그러나 엘스는 타이거 우즈(27.미국)와의 맞대결에서는 언제나 약했고,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황태자'였다.

이제는 '황제'의 자리에 오를 때가 된 것일까.

세계랭킹 2위인 엘스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2주 연속 정상에 올랐다.

엘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알래골프장(파70.6천4백25m)에서 끝난 소니오픈(총상금 4백5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호주의 신예 애런 배들리(21)를 연장 접전 끝에 물리쳤다. 올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 이은 연속 우승으로 1989년 스티브 존스(미국) 이래 14년 만에 맞는 경사였다.

엘스는 81만달러(약 9억7천만원)의 상금을 보태 벌써 1백81만달러로 상금왕 독주 태세에 돌입했다. 상금왕 5연패를 노리는 우즈는 무릎 수술로 2월 말이나 돼야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올해는 상금왕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3라운드까지 배들리에게 2타 뒤진 채 한조로 라운드에 나선 엘스는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뽑아내 1타만을 줄인 배들리와 최종 합계 16언더파 2백64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 홀에서 엘스와 배들리는 나란히 버디를 낚아 승부는 10번홀(파4.3백21m)로 넘어갔다. 이 홀에서 두 선수는 승부를 결심한 듯 그린을 직접 공략했다.

엘스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으로 향하더니 그린 왼쪽 둔덕 아래 러프에 떨어졌고, 잘 맞은 배들리의 티샷은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엘스의 세컨드샷은 그린을 훌쩍 넘어 그린 에지로 향했고, 배들리의 멋진 벙커샷은 핀 앞 6m지점에 붙었다.

누구나 호주의 '골프 신동' 배들리의 첫 우승을 예감했다.하지만 엘스는 20m는 됨직한 거리에서 과감하게 퍼트를 했고, 공은 홀을 향해 똑바로 구르더니 홀 안으로 떨어졌다.

배들리의 얼굴에는 당황한 빛이 역력했고, 재연장을 위한 버디 퍼트는 홀 1㎝ 앞에서 멈추고 말았다.

최경주(33.슈페리어)는 2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2언더파 2백68타로 공동 56위에 그쳤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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