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선 넘었다 되밀린 증시]

중앙일보

입력

종합주가지수 700 고지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6일 외국인들은 다시 3천4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한때 지수를 715까지 밀어올렸다. 그러나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과 개인의 경계매물이 쏟아져 나와 지수는 다시 69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날 조정은 "힘을 축적하는 바람직한 휴식"이라는 평가가 많다. 결국 700선은 다시 넘겠지만, 단기 과열은 식히면서 가는 게 좋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지수 700선 돌파의 주역은 역시 삼성전자가 맡을 수 밖에 없으며, 최대 복병은 다음주 목요일 더블위칭데이(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둔 프로그램 차익 매물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 외국인, 삼성전자 더 살까=삼성전자의 주가행보는 외국인들의 손에 달렸다고 봐야한다.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삼성전자의 외국인지분율은 6일 드디어 6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들로서도 지분율이 자꾸 높아지며 증시 유동물량은 줄어드는 게 적잖은 부담일 수 있다. 아무리 주가가 올라도 팔아야 이익이 실현되지만, 이러다가 팔고 싶어도 팔기 힘든 상황이 오지않을까 걱정인 것이다.

그러나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이원기 상무는 "한국은 신흥시장 국가 중 가장 매력적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주식 매입은 계속될 것이며, 대표 우량주인 삼성전자를 더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과거 28만~29만원대에 삼성전자를 많이 샀다"며 "주가가 30만원을 돌파할 때까지 외국인들 사이의 매매공방이 매우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외국인 선물 매수 이어질까=최근 외국인들은 선물시장까지 좌우하며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5일엔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7천1백여계약을 순매수하면서 선물지수가 6.91%나 급등하자 기관들이 대거 프로그램 매수에 이끌려 올들어 가장 많은 4천5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6일 현재 외국인 누적 선물 순매수규모는 1만8천계약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만약 이를 정리하기 위한 매도물량이 나오면 주가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LG투자증권 황재훈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선물 포지션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과거 대세 상승장을 돌아볼 때 외국인들이 장세에 충격을 줄 정도로 갑자기 선물 매도를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 더블위칭데이 잘 넘길까=더블위칭데이(13일)를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현재 9천억원에 달한 매수차익거래 물량 때문이다. 이들 물량은 상당부분 13일 이전에 시장에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하지만 현 장세의 체력이 워낙 튼튼해 물량을 무난히 소화해낼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현대증권 황정현 연구원은 "과거 대세상승 초기였던 1998년 12월 더블위칭데이 때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결국 극복해 냈다"면서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이 가세해 주가가 한동안 흔들릴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음주초 더블위칭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돼 조정폭이 커지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기.하재식 기자 kikw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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