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회복론…최악은 벗었지만 속단은 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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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산업현장에 아직도 부정적인 그림자가 짙긴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일부 경제지표들이 약간의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론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며, 뉴욕 증시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덩달아 한국.일본 등 아시아와 유럽 주식시장도 덕을 보고 있다.

◇ 경제지표에 묻어나는 긍정적 신호=5일 뉴욕증시의 급등세는 이날 발표된 11월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비제조업지수에 의해 촉발됐다.

이 지수가 50을 넘어서 51.3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치(43)를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미국 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건설부문이 최악의 시점을 지나 회복기로 들어선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발표된 NAPM 제조업지수도 50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전달(39.8)보다 상당폭 상승한 44.5를 기록했다.

해고바람도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소비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소비지출 증가율은 무이자 자동차 판매와 가격할인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인 2.9%(전월대비)를 나타냈다.

UBS 워버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오설리반은 "미국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그러나 속단은 일러=NAPM측은 지수 발표 직후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즉 9.11 테러의 직격탄을 맞았던 10월에 비해 11월에 지표가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이를 곧장 경기회복과 연결시키기는 성급하다는 것이다. 11월 NAPM 제조업지수가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16개월 연속 50 이하에 머무르고 있음도 지적했다.

또 10월 소비지출 급등이 자동차의 무이자 할부판매에 주로 기인했던 만큼 소비지출 증가가 계속될 지는 불투명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지난달 28일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소비지출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오는 11일 열릴 예정인 공개시장위원회(FOMC)때 올들어 11번째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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