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펜티엄을 80586으로 부르던데…

중앙일보

입력

[Q]PC의 중앙처리장치(CPU)로 가장 많이 쓰이는 인텔의 '펜티엄'을 일부에서는 '80586'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왜 그런가요?

[A]펜티엄(Pentium)은 인텔의 대표적인 CPU 상표입니다. 그런데 이를 80586으로 부르는 것은 잘못입니다.

사실 인텔의 CPU는 펜티엄 대신 80586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뻔 했습니다. 그러나 80586이라는 이름은 태어나지도 못하고 사장됐습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인텔은 당초 CPU를 개발하면서 모델 이름을 8086, 80286, 80386, 80486 등으로 붙였습니다. 일종의 80시리즈 형식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죠.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가 생겼습니다. 인텔의 경쟁사였던 사이릭스(Cyrix)가 칩을 생산하면서 인텔의 80시리즈를 흉내내 '사이릭스 386''사이릭스 486'하는 식으로 이름을 지었던 것이죠.

인텔은 경쟁사가 상표를 도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하지만 인텔은 재판에서 졌고, 경쟁 기업도 별 문제없이 숫자로 된 상표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인텔은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지난 1993년에 내놓은 칩을 80586이 아닌 '펜티엄'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후 인텔은 경쟁사들이 흉내내지 못하도록 펜티엄 후속 제품의 이름을 펜티엄Ⅱ, 펜티엄Ⅲ, 펜티엄4 등으로 짓고 있습니다.

인텔이 판매하는 CPU 중에 '셀러론(Celeron)이라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는 펜티엄보다는 값이 싼 저급형 제품의 상표입니다. 가끔 값이 싼 PC를 접할 때가 있는데 이런 제품은 대부분 CPU로 셀러론을 쓰고 있습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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