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동네] 제대로 된 미술자료 없나요

중앙일보

입력

몇 년 사이에 인터넷 환경은 컴퓨터 앞에서 작품을 둘러보고 손가락 끝으로 미술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편리해졌다.

미술관.화랑 등의 미술 문화공간 사이트를 비롯해 작가 개인 홈페이지, 전자상거래와 경매시스템을 도입한 닷컴 회사가 생겨나서 그 폭이 매우 넓어졌다. 하지만 2~3년 전 벤처열풍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많은 미술사이트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자금 부족,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미술품.아트상품의 매출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미술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정보다. 이들 정보는 지속적인 업데이트 부실, 차별화되지 않은 비슷한 정보, 통계 및 현황에 대한 2차 정보 부족 등으로 허점투성이다.

한 사례로 문화예술진흥원 사이트 문화예술단체 정보의 화랑 항목에는 14개가 등재돼 있었지만 여기에는 갤러리21.갤러리아트빔 등 폐관된 지 몇 년 지난 곳이 그대로 들어있다.

최근 문화관광부는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을 부르짖고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삼아 2005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부처 내에 문화콘텐츠진흥과가 생겨났고 8월에는 (재)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개원했으며 문화콘텐츠투자조합도 생겨났다.

하지만 현재의 미술사이트들이 담고 있는 콘텐츠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그저 전시홍보 기능이나 살릴 뿐, 여러 사람이 찾는 기본적 정보를 생산한다거나 업데이트하는 작업에는 나서지 않는다.

이는 항상 데이터베이스의 중요성을 간과해버리는 우리의 잘못된 습성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술계에서 필요한 미술가.박물관.미술관.화랑.전시장.교육기관.미술단체.미술출판.언론기관 등을 제대로 담은 주소록를 하나 만들어보자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미술가 주소록이면 분야, 출생년, 학력, 현직의 기본 인적사항에 우편번호, 주소, 전화번호, 휴대폰, e-메일까지를 담는 것이다. 이사를 하게 되면 본인이나 먼저 파악한 사람이 정보의 공유 차원에서 수정이 이뤄지도록 한다.

하드웨어는 갖춰진 만큼 이제는 대중이 필요로 하는 정보의 정리, 생산, 소통의 가치에도 보다 관심을 가져야할 때다.

김달진 <김달진 미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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