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퀸 로맨스' 영화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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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연유하는 진 모르지만, 아무래도 소녀들은 소년보다 낭만적인 사랑이라는 환상에 빠지는 경향이 강한 듯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홀연히 나타난 '백마 탄 왕자'의 키스로 긴 잠에서 깨어나는 '신데렐라'를 꿈꾸지 않는가.

지금 20.30대 여성 중에는 학창 시절에 '할리퀸 로맨스'라는 하이틴 소설을 즐겨 읽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분홍색 표지의 이 문고판 시리즈는 이상적인 사랑에 목말라하던 소녀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져 액세서리처럼 달고다니는 필수품이었다.

국내엔 1986년에 처음 번역 소개됐지만 50여년전 캐나다의 '할리퀸 엔터프라이즈'에서 발간하기 시작했다. '할리퀸 로맨스'란 애칭은 이 출판사 이름에서 따왔다.

톡톡 튀는 생기있는 문체에다 신분이 다른 남녀간의 우연한 만남-매혹적인 사랑-갈등의 극복-해피엔딩이라는 전형적인 구성이 인기를 끌어 매년 전세계에서 1억7천5백만부가 팔려나간다고 한다. 최근엔 시대변화에 맞춰 적극적인 커리어 우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거나 범죄적인 요소를 내세우기도 한다.

이 '할리퀸 로맨스'시리즈를 영화로 만난다. 영화채널 OCN은 오는 10일부터 21일까지(주말 제외) 매일 오후 2시에 '할리퀸 베스트 10'을 방영한다.

한 여인을 사이에 두고 부유한 집안의 형제가 애정 다툼을 벌이는 '다이아먼드 걸(사진) ', 변호사인 한 남자가 약혼녀와 딴 남자가 사랑에 빠지자 순순히 물러난다는 내용의 '웨이팅 게임', 큰 재산의 상속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이를 조사하던 사설 탐정이 그녀의 쌍둥이 동생과 연애를 하게 되는 '진실게임' 등 열 편을 소개한다.

편성팀장인 장현씨는 "중.고교시절 소설로 접했을 여성들이 성인이 돼 영화로 만나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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