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위성우 '오리온스 살림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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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 이지스의 재키 존스는 무릎 연골 부분 손상으로 6주 진단을 받았다. 동양 오리온스의 위성우도 똑같은 증상으로 수술과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존스는 쉬고 있고 위선수는 뛰고 있다.

이지스 구단에 따르면 연골 부분 손상은 손상된 연골 조각을 꺼내고 재활훈련으로 근력을 키우면 한달 만에 코트 복귀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오리온스 구단에서는 위성우를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다.

위선수는 부상 부위에 충격을 받으면 심한 통증을 느낀다면서도 경기당 12.5분을 뛰고 있다. 조성원(LG 세이커스)·문경은(SK 빅스)·우지원(삼성 썬더스)을 철저히 막아준 위선수 덕에 오리온스는 안정된 레이스를 펼치며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위선수는 단국대를 졸업하고 아마추어 현대와 프로농구 현대 걸리버스(현재 이지스).SBS 스타즈를 거쳐 지난 여름 오리온스로 이적했다. 스타 대접을 받아본 일이 없기에 구단의 배려 따위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뛰라면 뛰고 쉬라면 쉰다.

언제나 힘든 일을 맡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크다. 상대팀 주포를 막고 수비 리바운드와 박스 아웃, 겹수비에 가담한다. 속공이 발생하면 반드시 함께 달린다. 빛은 안나지만 없으면 팀플레이가 안된다. 이런 선수가 많을수록 팀은 강해진다.

썬더스가 강한 이유는 외국인 선수가 판치는 골밑에서 박상관.이창수가 버텨주기 때문이다. 이들이 없다면 무스타파 호프·아티머스 맥클래리의 체력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빅스에는 외곽의 최병훈·골밑의 이은호가 있다.

궂은 일을 마다않는 살림꾼이 없는 팀은 고비에서 힘을 몰아쓰기 어렵다. 아무리 우수한 선수가 많아도 벽돌 사이를 밀착시켜주는 모르타르 같은 존재 없이는 전력이 조직력을 통해 한데 뭉쳐지지 않는다.

이들은 말한다."스타가 되고 싶다. 그러나 그보다 기회가 있을 때 마음껏 뛰고 싶고, 그래서 팀이 이긴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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