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美 대표팀 입국, 한국 '16강 수능'

중앙일보

입력

5일 제주도 서귀포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마치 월드컵이 바로 시작되는 분위기였다.

오는 9일 예정된 한국 축구대표팀과 미국 대표팀간 평가전은 단순히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경기였다. 하지만 지난 1일 조 추첨식에서 한국과 미국이 같은 조로 편성되자 갑자기 월드컵 전초전이 돼버린 것이다.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돼 팔리지 않았던 1만7천여장의 입장권(전체 4만2천여장)이 지난 3일 매진됐다. 자연히 한국·미국 축구대표팀도 긴장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 미국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오전 9시쯤 제주공항에 도착한 미국 대표팀은 롯데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어 오후에는 시차 적응을 위해 보조경기장에서 훈련했다. 내한한 선수들은 모두 미국 내에서 뛰는 19명이다.

조 추첨식 후 계속 한국에 있다가 선수들과 합류한 브루스 아레나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 유럽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은 합류하지 않아 1백% 전력은 아니지만 편안하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아레나 감독은 특히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과 한 조가 돼 기쁘다"고 말해 내년 경기 때 한국을 격파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드러냈다.

미드필더지만 공격의 핵심인 코비 존스는 "우리는 두꺼운 선수층이 장점"이라며 "내년 대회 직전까지 경험을 더 쌓는다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수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는 "미국은 골 결정력이 약한 게 단점이다. 월드컵에서는 득점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득점력을 가다듬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브 사라찬 수석코치는 "한국에 대해 아직 잘 모른다. 그러나 9일 경기에서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하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

지난 2일 소집돼 3일 훈련을 시작한 한국팀은 이날 오전 그라운드 훈련은 하지 않고 숙소인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팀 미팅을 가졌다.

전날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국내 지도자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자마자 밤에 서귀포로 돌아온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미국팀 경기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보며 미국전에 대비했다.

이어 오후에는 히딩크 감독이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 전술훈련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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