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애틀란타, 새로운 스몰츠를 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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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있어 선발로 마운드에 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선발투수로서 159승이나 올렸고 96년 사이영상 수상자이기도 한 존 스몰츠는 언제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를 바랬다.

그래서, 그는 자유계약선수가 된 올 시즌 스토브리그동안 다른 곳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꿈꾸었다.

14년간 동거동락했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그에게 선발투수 보장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8백만달러라는 어쩌면 말도 안되는 금액으로 그의 자존심을 건드리까지 했기 때문이다.

반면, 2001 월드시리즈의 두 팀, 뉴욕 양키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비롯한 많은 팀들은 선발투수 보장이라는 매혹적인 문구로 스몰츠를 유혹했다.

그러나, 존 스몰츠는 애틀란타를 버리지 못했다. 고향팀이라는 점, 그리고, 자신의 메이저리그 역사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팀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존 스몰츠는 브레이브스와 3일(한국시간) 3년간 3천만달러의 재계약에 합의하며 다시 브레이브 선수로 남았다.

올 34살인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이번 계약은 스몰츠는 브레이브스맨이라는 등식을 완성시키는 마침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번에 계약을 맺으면서 스몰츠와 구단은 선발투수로 나설 경우 보너스를 받는다는 옵션 조항을 포함시키긴 했지만 브레이브스 구단의 분위기는 결코 그가 선발투수로 나서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눈치다.

여러가지 정황들을 감안할 때 스몰츠의 새로운 보직은 팀의 마무리 투수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일단 브레이브스는 2001시즌 내셔널리그팀들 가운데 가장 많은 20블로운 세이브를 기록했을 정도로 불펜쪽 특히 마무리쪽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마무리 존 록커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하면서 데려온 영입파들도 록커만큼 미덥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신에 브레이브스의 코칭스탭은 부상후 돌아온 백전 노장 존 스몰츠의 어깨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했다.

스몰츠는 시즌 중반이후 불펜투수로 나선후 34이닝동안 37개의 탈삼진을 잡아냈고 11번의 세이브기회에서 10번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방어율은 1.59였으며 구원투수로서 첫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은 단 3번 뿐으로 피안타율 .097였다.

스몰츠의 구원투수로서의 능력이 더욱 빛난 건 플레이오프였다. 스몰츠는 휴스턴과의 플레이오프전에서 2세이브를 기록했고 애리조나와의 리그챔피언전에서는 3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150킬로미터가 넘나드는 패스트볼은 타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했고 예의 브레이킹볼도 예전의 스몰츠를 연상시켰다.

이런 사실은 애틀란타의 존 슈어홀츠 단장이나 바비 콕스감독에게 스몰츠의 새로운 보직(마무리 투수)에 거는 기대를 사뭇 대단하기까지 만들었다.

특히 슈어홀츠 단장은 스몰츠가 새로운 보직을 맡게 된다면 오래도록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를 완전히 압도하는 위력적인 투수로 재탄생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실하게 믿고 있는 사람중에 한 사람이다.

2002시즌은 존 스몰츠라는 투수에게 새로운 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하는 첫해가 된다. 12년의 선발투수로서의 지난 시간은 이제 다가올 시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새롭게 태어날 존 스몰츠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데니스 에커슬리처럼 좋은 선발투수가 좋은 마무리투수로 변신할 수 있다는 또다른 증명을 해보일 수 있을까?

스몰츠는 얼마전 인터뷰를 통해 선발이면 20승, 마무리면 50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완벽한 몸 상태를 회복했다고 말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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