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바람 부는 제주도…단기 수익 섣부른 기대 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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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 해제와 함께 지난달 국제자유도시 기본계획까지 확정된 제주도에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발가능성이 큰 지역은 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한국컴퓨터는 지난달 서울에서 매각설명회를 통해 북제주군 준농림지를 무려 15만평을 팔았다.

그러나 각종 규제로 건축허가가 까다로워 실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땅이 적은 편이어서 분위기에 휩싸여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관광 개발지 주변 관심=제주시에서 승용차로 15분 이내이거나 서귀포.중문관광단지 주변 개발 가능한 대지.준농림지 등에 대한 외지인의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

제주시 이도2동 좋은사람들 공인중개사무소 현동부 사장은 "상반기 일주일에 2~3건이던 외지인 투자문의가 요즘 10건을 넘어섰지만 지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땅값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북제주군 구좌읍 세화.송당온천지구 주변 대지는 평당 30만원, 농지나 임야가 평당 5만~10만원, 제주시 봉개동 전원주택지가 평당 6만~10만원이다.

6만8천평 규모의 전원 휴양도시가 들어설 서귀포시 예래동 일대의 준농림지는 평당 30만~80만원이다. 실제 거래가격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호가 위주다.

특히 바닷가 주변 개발 가능한 준농림지는 평당 5만~20만원이지만 매물이 귀해 거래가 드물다.

◇ 단기 개발 기대는 금물=제주도는 한라산이나 오름(기생화산)주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지로 이뤄져 있지만 각종 보호.보전지구 등으로 묶여 있어 실제 개발할 수 있는 땅은 많지 않다.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이번 정기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마련과 조세제한 특례법 등 관련법 개정이 마무리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제주시 신성공인중개사무소 전봉호사장은 "그린벨트 해제지역이나 개발 가능지는 이미 값이 많이 올랐고, 대규모 프로젝트 중 실제 개발 중인 곳이 거의 없는 만큼 주변지역에 관광 수요가 몰릴 것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민박형 전원주택인 펜션(pension)도 제주도 거주자에 한해 허가가 나므로 외지인들이 직접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건국컨설팅 유종률 사장은 "생태계.경관보전지역 등 건축규제를 받고 있는 땅이 대부분이어서 실제 투자가치를 갖고 있는 땅이 드문 만큼 값이 싸다고 무턱대고 사뒀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고 충고했다.

한국개발컨설팅 강경래 사장은 "전기.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제주시 주변 바닷가나 서귀포 중문단지 쪽의 별장용지나 임야 등으로 투자대상을 좁히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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