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식의터치다운]'챔피언 시티'로 탈바꿈한 LA

중앙일보

입력

‘챔피언 시티로 탈바꿈하게 된 LA’

두달전 전국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 대학풋볼(NCAA) 시즌이 어느덧 종반전에 접어들었다.

팀당 한시즌에 11~12경기를 소화하는 대학풋볼은 야구·농구·배구와는 달리 시범경기·플레이오프 없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보울(Bowl)경기 성적만 갖고 전국랭킹을 결정하는 특이한 종목이다. 부상위험이 커 경기수가 많지 않은데다 4년제 대학팀만 50개주에 무려 3,000개 이상이 산재한 탓에 토너먼트로 1위를 가리는 일이 애시당초 불가능한 탓이다.

21세기 첫 시즌이란 상징성이 큰 올해의 경우 서부지구 퍼시픽-10(팩텐)컨퍼런스 앙숙인 USC 트로잔스-UCLA 브루인스의 18일(이하 한국시간) 라이벌전에서 USC가 27-0으로 대승하며 크리스마스날 벌어지는 ‘라스베가스 보울’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9만관중 앞에서 54년만에 라이벌 학교에 완봉패당하며 추수감사절날 맛없는 칠면조를 먹게 된 UCLA는 12월2일 애리조나 스테이트 선데블스와의 마지막 경기를 꼭 이겨야만 25개 보울에 초청받는 다급한 입장이 됐다. 17일 라이벌전에 게스트로 초청받은 벤추라 스테이트 보나벤처·롱비치 폴리·미션 비에호 고교의 졸업반 유망주들은 대부분 “LA 라이벌전에서 압승한 ‘트로이 군단’의 진홍색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입을 모아 USC는 내년 시즌 우수선수를 쉽게 유치할수 있는 ‘덤’도 얻은 셈이다.

한편 미국에서 손꼽히는 풋볼도시 LA는 USC-UCLA의 71번째 대결을 무난히 끝마쳤지만 더 큰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100주년을 맞은 내년 1월4일(금)의 로즈보울 대회가 랭킹 1-2위끼리 맞붙는 전국챔피언 결정전으로 열리게 된 것이다. 1902년 첫 이벤트를 치른 ‘장미 축제’는 대회이름과 같은 로즈보울 구장(패사디나)에서 벌어지며 LA 이미지 향상·관광수입 증진에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 시즌의 경우 중서부 네브래스카 콘허스커스와 동남부 마이애미 허리케인스가 나란히 1-2위에 올라 다양한 지역에서 관람객이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시즌에는 최고 전통을 자랑하며 ‘그랜드대디 보울’로 불리는 로즈보울에 LA고향팀이 꼭 참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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