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크리에이터를 만나다 ⑤ 배우 오지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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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충전 기간 동안 배우로서의 행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배우 오지호는 “생각을 정리할 때는 갤럭시 노트Ⅱ에 메모한다”고 말했다.

액션, 멜로,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착실히만들고 있는 배우 오지호. 한동안 얼굴이 보이지 않아 궁금하던 찰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을 맞이할 정도로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에 오르기 전 오지호와 무대에 오르고 난 후 오지호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의 앤더슨 애릭슨 교수는 한 사람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데는 적어도 10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10년의 법칙’이란 이론을 내놓았다. 배우 오지호는 10년의 법칙을 한 바퀴 돌고, 반을 더 왔다. 데뷔한 후 15년, 쉴 새 없이 달려온 그가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두 달 정도 쉬면서 여행도 하고, 그간 못했던 일본 팬 미팅도 진행했어요. 운동을 워낙 좋아하는 데 최근에는 골프에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건강히 잘 지내고 있죠.”쉬니 좋은 점도 많단다. 자신을 곰곰이 되돌아보고 신중해지더라는 것이다. 특히 올해 서른여덟이 되면서 배우로서 고민이 많아졌다. 그는 “서른 여덟의 감성으로 뭘 해야 하나, 대중 앞에서 배우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나를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이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았다. 그는 “로맨틱 코미디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며 “이전의 미흡한 부분을 연륜으로 끌어 올리고, 코믹한 캐릭터도 넉살 좋게 더 잘 살릴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연기 인생의 제대로 된 쉼표를 찍은 셈이다.

얻은 게 많아서인지 그는 주변 사람에게 재충전 시간을 권하게 됐단다. 잠시 멈춰 가면 주변도 많이 돌아보며 관심사를 더 넓힐 수 있었다. 마음과 생활도 한결 여유로워진 것도 사실이다.
 

‘노트데이’ 참가해 배우로서 재창조 자극 받아

무턱대고 쉰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22일에는 이색적인 공연에서 얼굴을 비치기도 했다. ‘갤럭시 노트데이’는 레이저쇼, 팝핀 퍼포먼스, 발레, 비보잉, 마샬아츠, 매직쇼, 팝페라 등 다채로운 장르가 결합된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로 서울, 부산, 광주 지역에서 동시에 개최됐다. 오지호는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크리에이티브 쇼’에서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장진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쇼의 총 연출을 맡았다는 말에 그 자리에서 출연을 결정지었다. 그는 “무조건 하겠다고 말했다”며 “이번 무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매 순간 배우고, 느끼고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오지호는 이번 무대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3년 전쯤 연극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지만 스케줄 때문에 고사한 적이 있던 터라 어찌 보면 처음 도전하는 연극이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한 마디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답했다.

“드라마는 바스트 샷을 주로 촬영하다 보니 대사, 표정, 눈빛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염두에 두지만, 무대는 동작이 들어가니 느낌이 확 달랐습니다. 또 본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리액션을 들으면서 연기를 하니 자연스럽게 몸이 적극적으로 동작을 표현하게 되더군요. 신기했습니다.”

마치 가수가 공연할 때에 비유하며 드라마와는 또 다른 쾌감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 경험 덕분에 그는 또 다른 꿈을 갖게 됐다. 바로 뮤지컬. ‘같은 내용이지만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단다. 한번의 연기로 끝나는 드라마와는 달리 회를 거듭하면서 아이디어도 풍부해지고, 연기력도 더 성숙해 질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나의 첫 무대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두려움도 있었지만 ‘노트데이’를 통해 담대해 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노래는 자신이 없다”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Ⅱ와 S펜.

크리에이티브한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 오지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에 메모하곤 했다. 오지호가 자연스레 사용하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Ⅱ’를 꺼냈다. 그는 “대본이나 연기 아이디어를 ‘S펜’으로 적어두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볼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S펜은 마치 스마트폰의 마우스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S펜을 화면 가까이 가져가기만 해도 이메일, 사진, 비디오 등의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에어뷰’ 기능 덕분에 방송이나 기사 모니터링도 한결 손쉬워졌다는 설명이다. 그가 꼽은 또 다른 유용한 기능은 ‘이지클립’이다. 아직 서툴지만 S펜으로 원하는 이미지나 문서 부분을 골라 바로 캡처해 편집하는 데 맛을 들였다. 모니터링을 하다가 혹은 SNS에서 중요하거나 간직하고 싶은 부분을 바로 저장하고 있다. 그는 “사인을 해달라며 갤럭시 노트Ⅱ를 내미는 팬들도 많다”며 웃어 보였다.

행사를 계기로 또 달라진 게 있다면, 배우로서 ‘재창조’의 자극을 받은 점이다. 오지호는 지금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와 몸을 매개로 표현하는 다양한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중이다. 그는 또 현명하게 자신만의 해답을 들고 나올 게 분명하다. 반가운 마음으로 기다리면 된다. 영화와 공중파 드라마에서 한층 물오른 그의 연기를 볼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사진="나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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