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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계획한 「인력수출대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부로부터 인력수출업무를 위임받고 있는「한국해외개발공사」가 기술자 선발에 많은 수험료를 받고 있으며 이미 뽑아놓은 기술자들의 출국이 무기 연기되는 등 무계획성을 드러내 영세근로자들을 골탕먹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더우기 기술자 해외파견 뿐 아니라 이민교섭과 추진에도 그 설립목적이 있는 개발공사가 설립 10개월이 다가오도록 이민에 대해서는 아직 기초조사마저 되어 있지 않고 이미 파견된 기술자의 명확한 소재조차 파악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 「아르·엠·케이」회사와 고용계약을 맺고 지난달 21일 월남으로 떠날 예정이던 「한은술」씨 등 연관공 40명은 1일 『10일이 지나도록 「현지사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출국이 연기되고 있어 대부분 지방출신인 우리들은 엄청난 숙박비를 당해낼 수 없다』고 호소하며 이의 빠른 해결을 관계당국에 요청했다.
또 다른 기술자들은 개발공사가 파견기술자 선발에 수험료로 매 인당 5백원씩을 공식징수하고 있는데 이는 국고보조 뿐 아니라 용역회사로부터도 수수료를 받는 개발공사가 이중으로 이익을 취하는 결과가 된다고 불만을 토하고 있다.
개발공사는 파견기술자 1명에 대해 「아르·엠·케이」「필코」「페이리」등 용역회사로부터 35「달러」이상씩 받으며 국고에서는 연 5천5백만 원의 보조를 받게됐는데 금년에는 이미 3천8백만 원의 보조를 받았다.
이렇듯 막대한 수수료 수입과 국고보조를 받고 게다가 노무자들로부터 수험료까지 5백원씩 받고 있으면서도 개발공사는 기술자파견 후에도 월남에 겨우 1명의 직원을 상주시키고 있을 뿐 파월 기술자들에 대한 월남내 소재조차 파악치 못하고 있고 송금편의와 보상금의 빠른 지급 등 사후지원도 소홀하다는 평이다. 지난 4월27일 월남에서 「베트콩」에 의해 피살된 우리기술자 7명에 대한 보상금도 2개월이 지난 1일 현재까지 지급되지 않고 있다.
한편 개발공사 측은 지금까지 동 공사가 선발 파견한 기술자가 2천5백 여명임을 밝히고 이들에 대한 용역회사로부터 벌어들인 외화만도 약 10만「달러」이며 최근에는 이들을 수송하기 위해 대한항공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외화획득에 공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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