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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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편 강한 상호작용에서는 이러한 입자와 반입자의 대칭성이 성립한다고 믿어왔고 이러한 이론 하에 모든 현상을 체계화시키고 이해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 실험결과가 사실이라면 현대이론물리학의 상당한 부분의 재검토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물질의 궁극적 구성요소를 우리는 소립자라 부르고 우주의 모든 현상은 이들 소립자와 그들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는 것으로 우리는 믿고 있다. 널리 알려져 있는 양자·전자·중성자·중간자 등도 각 기의 안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현재까지 40여에 가까운 소립자가 형적으로 발견되었다.
그중 대부분의 입자들은 그 반감기가 극히 짧으므로 고속가속장치의 발달에 힘입었던 것이고 현재도 또한 이 부분의 연구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가가 막대한 투자를 더해 더욱 강력한 가속장치를 만들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소립자들은 각각 그 질량·전하·「스핀」·기우성 등에 의하여 분류되는 바 이들 중에는 입자와 반입자라고 불리는 쌍쌍이 있다는 것이다.
반입자라 함은 그 짝의 입자와 반대전하를 가지고 있을 뿐 질량·「스핀」등의 다른 성질들에 있어서는 완전히 똑같아 거울에 비친 상과 같다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입자와 반입자의 대칭성이다.
한편 이 한쌍은 지극히 잘 작용하여 「에너지」로 화하는 소멸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 소립자들의 상호작용을 분류하면 네가지로 대별할 수 있는 바 첫째는 만유인력이며 이는 「인력자」가 작용을 일으키게 한다. 둘째로는 전자기력이고 이것은 광자에 기인한다. 셋째가 약한 상호작용이고 넷째가 강한 상호작용이다.
현재까지 약한 상호작용에 있어서는 입자와 반입자의 대칭성이 성립치 않음이 명백해 졌는데 이는 1956년 이·양 두 젊은 미국의 물리학자가 그 기우성에 있어서 대칭성이 성립치 않음을 이론적으로 추론한 뒤 「우」 교수 등에 의해 실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히 강한 상호작용에 있어서는 입자 반입자의 대칭이 성립함을 의심치 않아 왔다. 가령 외신에 보도된 바와 같은 반응 즉 한 개의 「에타」 중간자가 붕괴하여 중성의 「파이」중간자와(+)와 (-)의 「파이」중간자로 3분될 때를 본다면, 여기서 (+)와 (-)의 「파이」중간자는 서로 입자 반입자의 위치에 있다. 따라서 이들 한쌍은 그 전하의 차이를 제하고는 「에너지」를 포함해 모든 면에서 동일하다는 것이 종래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번 보도된 실험에서 (+)쪽이 (-)쪽보다 5∼9%나 많다니 이는 종래의 이론을 깨뜨리는 게 아니겠는가.
한편 반입자들이 발견됨으로써 우주 어느 곳에는 그러한 것들로만 구성된 「반물질의 세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에 이르렀다.
만약 지구를 떠난 우주선이 우주 어느 곳에 있는 「반물질의 세계」를 판별 못하고 그곳에 닿는 날이면 영락없이 그곳 반물질과 합쳐 백%「에너지」로 변하고 만다.
지금까지의 반입자대칭성의 원리로는 도저히 어느 곳이 반세계 인지를 모르지만 이번에 발견된 비대칭원리에 의하면 반물질 여부를 알 수가 있어 보다 안전한 우주여행이 보장되게 되었다. <필자=문리대 교수·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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