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압력이 부른 결단|행동으로 공표된 미의 북폭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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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존슨」 행정부는 근본적으로 정치성격을 띤 월남전을 군사적으로 종결짓기로 결단을 내린 것 같다. 「존슨」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확전의 가능성을 비쳤을 때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의견이 구구했다.
그런데 지난주 「제비츠」의원이 상원에서 멀지 않아 「하노이」∼「하이퐁」 공업지대에 저유소가 폭격될 것이라고 발설하고 당국이 이에 대해 논평을 회피함으로써 그 규모가 대략 밝혀진 셈인데 일부에서는 이 북폭확대가 의회에서의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의회가 휴회로 들어가는 7월4일 이후에 실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27일의 외신은 이미 미 군기들이 월맹의 「빈」시와 「옌하우」 저유소를 폭파시켰다고 전하고 있다.
「존슨」 대통령은 지금까지 군부와 주전파 의원들로부터 「하노이」∼「하이퐁」공업지대를 폭격하고 부근 해역에 기뢰를 설치하라는 압력을 끊임없이 받아오면서도 그러한 확전이 가져올 군사적 이득과 그로 말미암아 전쟁이 걷잡을 수 없는 규모로 확대될 위험성을 저울질 해보고 그가 즐겨 말하는 「위대한 자제력」을 행사해서 지금까지 이 「성역」의 침범을 피해왔던 것이다.
전략의 변화에 작용했을 법한 요인들은 최근 수개월간에 나타난 전황의 호전과 월남전의 종식을 촉구하는 외부의 압력으로 구분된다.
5개월 전과는 달리 미군측과 월남당국은 무력으로써 「베트콩」을 협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된 것 같으며 일부에서는 이번 가을까지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까지 하고 있다.
또 외부의 압력도 컸다. 「우·탄트」「유엔」사무총장은 최근 월남전을 『사상 가장 잔인한 전쟁』이라고 규정지으면서 미국의 입장과는 각도가 다른 종전론을 들고 나왔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국내외의 압력 중에서도 가장 허점을 아프게 찌른 것은 「존슨」 행정부가 월남전 때문에 해빙 「무드」가 활발한 구주정세를 이용함에 있어서 불란서에 기선을 제압 당하고 있다는 비난일 것이다.
이상의 여러 압력 하에서 내려진 북폭 확대는 그러나 지금까지 없던 승리의 전망아래 내려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개월간 월남안에 치열한 격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고 하겠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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