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영화] '가을 소나타'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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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가을 소나타'

가을 소나타(EBS 밤 10시) ='카사블랑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잉그리드 버그만의 마지막 영화이자 잉그마르 베리만 감독의 후기 성향을 대표하는 여성 영화다.버그만은 암에 걸린 상태에서 이 영화에 출연했고 결국 유작이 되고 말았다.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샤롯(잉그리드 버그만) 과 그녀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둘째 딸 에바(리브 울먼) 가 7년만에 만나 애증관계를 털어놓으며 팽팽한 심리전을 벌이는 실내극. 공간적 배경이 에바의 집이고 출연진도 극히 제한돼 있어 연극적인 요소가 강한 영화다. 버그만, 그리고 베리만의 분신인 리브 울먼은 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표현해 격찬을 받았다.

상식적인 모녀 관계의 틀을 깨는 이 영화는 늙어가는 어머니의 수치심과 딸의 상처를 교차시키는 기법으로 긴장을 유지한다. 세상 모든 어머니와 딸이 서로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할만한 대사들이 폐부를 찌른다.

후기 베리만 영화에서 나타나는 죽음에의 충동이나 어머니란 존재가 갖는 강박관념 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단아한 피아노 선율과 유려한 카메라 움직임이 돋보인다.

1977년작. 원제 Autumn Sonata. ★★★★☆

■ MBC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리플레이스먼트 킬러(MBC 밤 11시10분) =저우룬파(周潤發) 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홍콩 영화 매니어로 알려진 '마이티 아프로디테'의 미라 소비노가 함께 출연했다. 우위썬(吳宇森) 이 제작을 맡았고 CF 감독 출신인 안톤 후쿠아가 연출했다.

중국계 이민자 존 리(저우룬파) 는 미국 최고의 전문 킬러. 로스앤젤레스 최대의 지하조직을 이끄는 웨이는 존 리에게 LA 강력계 경찰 스탄의 아들을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스탄의 화목한 가정과 어린 아들을 본 존은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해 지시를 거역하고 만다. CF를 보는 듯한 영상과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이 시선을 끄는 영화로 할리우드에서 제작됐지만 '영웅본색'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1998년작. 원제 The Repalcement Killers.★★☆

■ KBS2 '데이라이트'

데이라이트(KBS2 밤 10시30분)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을 맡은 재난 영화. 하버드대 출신인 롭 코언이 연출했다. 재난 영화 특유의 스펙터클한 화면이지만 전개가 산만하고 밋밋하다. 뉴욕의 한 해저터널 안에서 유독성 화학폐기물을 실은 트럭들이 폭발한다. 이 대형사고로 터널이 무너지고 시민들이 갇힌다.

자신의 실수로 부하를 잃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택시 운전을 하던 전직 긴급구조대장 키트라투라(스탤론) 가 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소년범 빈센트로 나온 세이지 스탤론은 실베스터 스탤론의 실제 아들이다.

1996년작. 원제 Day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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