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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나토」의 시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서양의 통합전력은 지금 모진 시련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미핵무기의 우위를 전제로 했던 구주에서의 대공포위망의 의미가 재평가 받기 시작했던 57년부터 일어온 이 「나토」의 시련은 최근 몇 가지 현상에서 보듯 심히 두드러지는 것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근본적으로 대서양의 통합전력을 통일된 계획, 실행기관의 집중화 등으로 강력한 중앙지휘계통아래 놓아야 한다는 미국의 생각과, 그것을 구주의 자주적 욕구에 준하게 놓아야 한다는 불란서 측 생각이 대치되는데서 오는 것이기도 하다. 즉 미국은 집중적 「컨트롤」했던 것이며 불란서는 지휘권의 분할을 원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평행선을 이루는 근본적인 욕구 차 때문에 「나토」를 둘러싼 예각의 미·불 대립은 특히 근년에 이르러 끊일 사이 없이 촉진되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첨예화한 미·불대립은 이즈음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이 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즉 불란서정부가 지난 13일 육군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서독주둔 불전략공군 수개 대대를 철수하겠다고 서독정부에 정식으로 통고했다고 발표한데 뒤이어, 15일 「맥나마라」미국방 장관은 재불미군 중 공군과 탄약·자재를 앞으로 수개월 안에 불란서국외로 이전시킬 계획을 발표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맥」국방의 발표는 불란서국내에 있는 모든 미군 시설 인원을 내년 4월1일까지 이전하도록 요구한 얼마전의 불란서측 요청에 대한 회답일 수 있다. 그러나 얼핏 「맥」국방에 의한 불란서측 결정에의 대항같이 보이는 이 발표로 말미암아 대서양통합전력은 이제 그 고심이 상당한 정도에 이르렀다는 것이 스스로 증명된 셈이된 것이다.
한편「존슨」미 대통령은 15일 과거 20년간 구주를 괴롭혀온 동·서간의 분열이 이해와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차차로 옮겨지고 있다고 보면서 그것을 위해 가까운 장래에 서방동맹제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 「존슨」대통령의 발언은 전술한 「나토」의 군사적인 시련의 배경의 의미가 어디에 있었던가를 또한 응변히 말하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군사적 요인과 정치적 요인이 뒤섞인 가운데 지금 구주에서 일고 있는 「나토」의 고심은 여러모의 의미를 우리에게 던져 준다. 그것은 국제정치의 현실과 질서가 1949년「나토」가 탄생됐을 무렵에 비해 얼마나 그 모습을 바꾸어가고 있느냐 하는 추진한 예증을 첫째 우리에게 제시한다.
그리곤 이 대서양의 몸부림이 장치 우리에게 어떤 파문을 그리면서 접근해올 것이냐에 대한 전망과 대비를 요청하기도 한다.
아무튼 대서양통합전력으로서의 「나토」의 험한 시련은 우리의 현실인식의 문제에 많은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것은 구주가 변하고 세계의 기존질서가 수정되는데서 답은 단순한 감회를 넘는 성질의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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