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하나은행 합병추진… 연말 발표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하나은행과 제일은행이 합병을 추진 중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제일은행의 최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이 소매금융만으론 은행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국내 은행과 합병키로 하고 합병대상을 하나은행으로 꼽았다"며 "하나은행도 이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소매금융을 대폭 강화해 하나은행이 상대적으로 약한 소매금융 부문을 보강할 수 있는데다 제일은행의 인력이 우수하고 점포망이 좋다는 점을 평가, 합병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협상은 이미 호리에 행장 재임시부터 진행돼 왔으며 코헨 행장 선임후에도 물밑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와 관련, 20일 성북동 산학연종합센터에서 열린 순천향대 산학연정책과정 강연에서 "현재 은행간 합병작업이 진행중"이라며 "조만간 그 결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 위원장은 "연말쯤이면 합병 발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은행의 지분은 뉴브리지캐피털 51% 정부 49%다.이에 우리 정부는 뉴브리지캐피털측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하나은행측에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알라졌다.

한편 정부와 뉴브리지캐피털은 1999년 12월31일 제일은행 경영권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 당시 1년(2000년)동안 무조건 지분을 팔 수 없고 1~2년(2001년)에는 정부의 동의를 얻어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조건에 합의한 바 있다. 2년이 지난 후인 내년부터는 지분매각에 대한 제한이 사실상 없어진다.

합병 등 경영상 중대 사안에 대해 특별히 약속해둔 바는 없지만 합병이 주총 특별결의 사안인 만큼 주총에서 75%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49% 지분을 갖고 있는 정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허의도 기자 <huhed@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