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월드컵 때 테러 대비 다국적 첩보기관 공조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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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위직을 역임한 일본의 위기관리 전문가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에서 테러방지를 위해 세계 각국 첩보기관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 80년대 총리부 안전보장실장을 역임했던 사사 아쓰유키(70)는 16일 외신기자들과 가진 오찬모임에서 "2002월드컵은 이해 당사국 사이에 얼마나 첩보기관의 공조가 잘 이루어지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냉전시대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 미국, 독일, 한국 등 국가들 사이에 활발했던 첩보의 공유가 91년 소련 해체 이후로 다소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국제적인 테러에 대항하기 위해 다시 뭉쳐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찰에 재직하면서 항공기 납치, 암살, 폭동 등 많은 하이테크 범죄를 다뤘던 사사씨는 통신 설비의 증대보다는 첩보 강화가 훨씬 중요하며 일본경찰은 외국첩보기관과의 연대를 늘려야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화살을 일본 고위층에게도 돌려 "지난 94, 95년 옴진리교 사건과 같은 참사를 겪었으면서도 적절한 위기 관리 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 여러 차례 탄저균 테러 발생이 보고되고 있는데도 일본 경시청, 방위청, 소방청 등이 약 1천600만엔(약 1억6천7백만원)이 소요되는 탄저균 탐지기 구입을 꺼렸다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또 "결국 고이즈미 총리의 결정으로 장비를 겨우 구입했지만 관계 당국은 생화학 테러는 미국만의 문제라며 비싼 장비를 굳이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훌리건들의 경기장 출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할 것과 폭동 대비 전문경찰을 양성할 것 등을 함께 권고했다.(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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