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우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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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낙비 어쩡어쩡 스쳐가는 세월이 아파
열두나 줄이줄줄 한밤을 울어예면 청산도 가슴을 풀어 강물위에 적신다.
장마루 놀이 뜨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즈러진 윤이나는 항아리에 아버님 기침소리를 하나하나 담아야지.
벌어지는 세상에도 꽃잎은 펴야하네 사랑이 응어리로 터져오는 밤이오면 보리를 쌀이라해도 묻지않는 양이어라.
만번을 헤인 소망 낙엽으로 진다해도 차마 낙엽일랑 비켜서 걷자구나
내마음 은쟁반 위에 받쳐 든 달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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