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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규모 한국형 MLRS엔 3조8000억원 예산… 감축 직격탄 가능성

중앙선데이

입력

2020년부터 육군 군단ㆍ사단들의 작전 구역은 지금보다 2~3배 늘어난다. 노무현ㆍ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가다듬어진 국방개혁에 따라 부대 수가 줄어 담당 영역이 넓어지게 된 것이다. 줄어든 인력을 화력과 기동력으로 보완하기 위해 개발되는 무기가 바로 차기 다연장 로켓(MLRS)과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 헬기 사업이다.

27조원 드는 국내 개발 3대 무기사업

차기 다연장 로켓(사진 1, 개념도)은 미군의 MLRS를 모델로 개발되고 있으며 230㎜ 구경의 로켓탄 12발을 30초 내에 발사해 80㎞ 거리에서 정밀공격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수백 기 다연장로켓 발사대와 이에 필요한 10만 발 이상의 로켓탄 생산비다. 전시예비탄까지 포함하면 10조원 이상 필요하다. 책정된 2014~2019년간 3조854억원의 예산은 발사대 및 소량의 로켓탄 개발양산 가격일 뿐 실제 로켓 양산 예산은 추가로 필요하다. 총규모가 15조원 이상이 될 초대형 사업이다. 따라서 새 정부의 예산 감축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다.

한국형 기동헬기(사진2)는 2012~2023년 6조256억원을 들여 기동헬기 240여 기를 양산하는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2012년 가을 초도기를 납품했어야 한다. 그러나 생산은 했지만 기체 진동을 비롯한 하자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 문제는 고정익기보다 설계가 까다로운 헬기의 진동 문제 해결이 어려운 기술적 난제란 점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한 엔지니어는 “핵심 원인은 유럽제 리어 드라이브형 헬기에 미국제 프런트 드라이브형으로 개발된 T-700 엔진을 채택하면서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며 “엔진 제조사나 설계를 담당한 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어 규명작업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시험평가 단계에서 철저히 분석, 설계 변경하지 못하고 미뤄 오다 양산 단계에서도 해결이 되지 않은 것이다. 기술적 문제로 계속 지연될 경우 차기 정부에서 예산이 삭감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국회와 해군의 충돌’ 차기 구축함
차기 구축함사업은 미래 해양안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변국 견제를 겨냥한 전력이다. 여기엔 두 사업이 섞여 있다. 해군의 중기 계획은 2015~2026년 5조1547억원을 들여 7000t급 차기 구축함 6~9척을 건조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2012년 국회에서 독도와 이어도 방어를 위한 이지스 구축함(사진3,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 3척 추가 건조를 결정하고 2013년 타당성 평가 예산을 반영했다.

그러나 2개의 대형 함정 건조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기는 어려워 실제로 어느 쪽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미 해군의 이지스함 건조비가 척당 15억~18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도 1조5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따라서 중기계획의 5조원 예산으로 차기 구축함을 건조할지, 3척의 이지스함 건조로 방향을 돌릴지 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전력’ 혹은 ‘돈이 너무 든다’는 지적이 나오면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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