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정몽준 축구협회장, `최고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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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처럼 기쁜 일이 내년 월드컵대회 때도 있겠지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겸 한국월드컵조직위원장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역사적인 상암월드컵축구경기장이 IMF 외환위기 등 `산고' 끝에 문을 연 10일한국대표팀이 강호 크로아티아를 꺾는 겹경사를 맞았기 때문. 정 회장은 경기가 끝난 뒤 몰려드는 축하 인파 속에서 함박 웃음을 터트리며 악수를 하느라 진땀을 뺐다.

"잘 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2-0까지 스코어가 날 줄 몰랐다"는 게 그의 솔직한말이었다.

`히딩크호'를 둘러싼 갖은 시비와 FIFA 보신탕 파동, 월드컵 D-200 행사 취소등 양대 조직의 수장으로서 골치 아픈 일만 쌓였던 터에 맞은 상암 승리는 그동안의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려버린 청량제가 아닐 수 없었다.

정 회장은 "히딩크 감독이 그동안 갈고 닦은 진정한 실력을 전 국민에게 보여준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가하고 "특히 이천수, 최태욱 등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드컵 16강의 염원을 안은 히딩크호가 전력의 100%를 만들기 위해서는앞으로 30%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잊지 않았다.

조중연 협회 전무이사도 같은 얘기를 했지만 유상철, 황선홍 등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주전들이 가세해 보다 완벽한 조직력을 갖춰야한다는 지적이었다.

정 회장은 "국민들이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이처럼 훌륭한 경기장을 지어줬다"면서 "이제 선수들이 잘해 그 은혜에 보답해할 때"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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