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경기] 축구협회, 세네갈대표 공수에 진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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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세네갈대표팀의 주전 선수들을 한국에 공수하느라 진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 때 주전 대다수가 빠져 호된 비판을 받았던 축구협회는 세네갈팀의 주전들을 한국에 데려오기 위해 프랑스로 직원을 보내 한국행 여객기를 타는 순간까지 일일이 명단을 체크했다.

프랑스에 파견됐던 협회 정재훈 대리는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세네갈 대표가 묵는 호텔로비에 앉아 사진과 이름을 대조하며 명단을 파악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협회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엘 하지 디우프 등 주전 3명이 뒤늦게 합류했는데 이는 디우프 등이 여객기를 예약하고도 늑장을 부리다 공항 보안 검색을 통과하지 못해 여객기를 놓친 것으로 밝혀졌다.

○...7일 전주에 도착한 세네갈팀 대다수는 독실한 이슬람교도로 알려져 숙소인 리베라호텔에서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음식을 만드느라 고심했다.

이들은 한국행 여객기를 탄 뒤에도 기내 음식에서 베이컨을 빼내고 먹었고 호텔식사때도 말리크 시 세네갈축구협회장이 직접 나서 음식에 돼지고기가 들어있는지 검사할 정도였다.

이들은 또 호텔직원에게 서쪽이 어디냐고 물어보며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향해 기도를 드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프랑스 출신의 세네갈 감독 메추는 치렁치렁한 노랑머리와 튀는 복장에 못지 않게 재치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연습을 마친 뒤 한국의 기후에 대한 질문에 메추 감독은 "우리 선수 대부분이 유럽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감독인 나만이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출신 감독들이 아프리카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프랑스에서는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받아 넘겼다. (전주=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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