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영화계 외국어표기 안지키나 못지키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19일 개봉한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Amelie) '에 관한 해프닝 하나. 광고.포스터 등엔 '아멜리에'로 소개되나 정작 영화 속에선 아멜리로 나온다.

프랑스어 'ie'는 '이'가 옳은 발음.영화사측은 수입 단계부터 '아멜리에'로 홍보했기에 발음이 그릇된 줄 알면서도 중간에 고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궁색한 변명이다.

또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뮤지컬 영화 '물랑루즈'(Moulin Rouge) 는 어떤가. 현행 외국어 표기법에 따르면 '물랭루주'가 옳다.

영화사측은 표기가 혼동스러운 것을 염려한 까닭인지 '물랭루주'가 아니라 '물랑루즈'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일보(11월 22일자) 의 리뷰 기사에선 제목은 '물랑루즈'로,고유명사를 지칭할 땐 '물랭루주'로 쓸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다. 현대 미국의 추상주의 화풍을 개척한 화가인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폴락'(10일 개봉) 도 '폴록'이 옳은 표기다.

외국영화의 올바른 제목 표기는 정녕 어려운 것일까. 물론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에 대한 영화인들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대중문화의 핵으로 떠오르고, 그 영향력 또한 다른 어떤 장르보다 막강한 영화의 현주소를 감안할 때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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