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sh Girl 예비 대학생 김효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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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해. 그게 요즘 내 기분
효진이,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하던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수시모집으로 합격하고 큰 짐을 벗은 지금,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 골뱅이> 출연을 10월로 마무리한 다음 TBJ 카탈로그 촬영을 끝냈다. 요즘은 잠도 많이 자고 운동(수영이랑 골프)도 많이 한다. 그러면서 오래 묵었던 피곤함을 하나씩 털어버리는 것.

효진이 생각에 지금은 앞으로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 영화랑 드라마 대본이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 고민 중이다. 그래서 공부하는 기분으로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부지런히 본다. 최근엔 <조폭 마누라>랑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봤다. 거기서 르네 젤위거, 너무 맘에 들었다.

처음엔 살이 찐 데다 천방지축 헤매기만 하는 그녀의 모습이 이상하기만 했는데, 계속 영화를 보다 보니 끝에 가선 그녀가 너무 귀여웠다. 착하고 순수하고 청순가련한 그런 동화 속 여주인공보다는 캐릭터가 살아 있는 독특한 역을 맡고 싶은 효진. 액션 영화 주인공도 좋겠지. <코요테 어글리>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도 괜찮고.

효진이 요즘엔 단정하고 얌전한 정장에 자꾸만 눈이 간다. 옛날엔 헐렁한 청바지에 티셔츠 입으면 편했는데, 요즘엔 선 곱고 심플하게 떨어지는 정장을 보면 그냥 기분이 좋다. 대학생 될 날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가 보다. 아니면 가을을 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옛날엔 스트레스 받으면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곤 해서 휴대폰 요금 많이 나왔는데, 지금은 좀 덜하다. 수다가 줄어든 걸까? 아니면 효진이 그만큼 어른이 된 걸까?

나 효진, 그냥 19살 소녀. 그래서 남들만큼 소박한 꿈을 꿔


대학 입학이 결정되고 나서, 다들 축하하는 한마디 뒤에 뭘 하고 싶냐고 묻는데. 효진, 하고 싶은 거 정말 많다. 미팅도 하고, 운전면허도 따고, 남들처럼 대학 생활을 즐기고 싶다. 뭐, 너무 평범하다고? 효진이도 연예인이기 전에 평범한 19살이라고. 가장 하고 싶은 건 여행. 정말 여행을 떠나고 싶다. 어디론가 먼 곳으로.

이번 미국 테러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여행을 준비했었는데 당분간 못 갈 것 같다. 너무 아쉽다. 여행은 여행 그 자체로 즐겨야 한다는 게 효진이 생각. 쇼핑을 하러 여행을 가거나 우르르 단체로 여행을 가기는 싫다. 그래서 가고 싶은 곳도 미국같이 자연이 아름답고 개발되지 않은 자연이 남아 있는 곳. 배낭 메고 혼자서 이곳저곳 둘러보는 것이 효진이 꿈이다.

요즘엔 방 꾸미는 데 재미를 붙였다. 이것저것 가구도 옮겨보고, 배치도 바꿔보고, 동대문 시장에서 예쁜 천 끊어다가 커튼도 만들어보고. 효진이, 천 끊으러 동대문 종합시장 자주 간다. 가서 예쁜 천 구경하는 것 너무 행복하다. 지금 방 컨셉트는 화이트인데, 슬슬 원목 느낌, 내추럴로 바꿔볼까 생각하는 중.
아직은 남자 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 안 든다. 사귀거나 서로 얽매이거나 하는 게 싫다. 그것보다는 대등한, 인간적인 관계가 좋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인간적인 관계, 그러니까 선후배 관계처럼 담백한 관계가 아직까지는 더 맘에 든다. 효진, 아직은 담백한 아이.

절대 공주 아님, 그게 바로 우리가 효진이를 좋아하는 이유


인형처럼 새침하게 고개 한쪽으로 갸웃하고 앉아 있는 거, 효진이가 제일 못하는 거다. 그리고 있는 대로 새침한 척 여우짓 하는 거 효진이가 제일 싫어하는 거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맑고 큰 눈을 환하게 뜨고 눈으로 웃는다. 억지로 입만 웃는 거짓 웃음도 싫어한다. 그래서 누굴 만나건 털털하고 편안하게 대하려고 한다.

효진이, 인터뷰건 드라마 촬영이건 카탈로그 촬영이건, 무슨 일 때문이건 그 순간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하나하나 기억한다. 스타니까 이렇게 행동해야지 하는 가식 같은 건 한 조각도 없다. 그게 바로 효진이 매력. 그래서 우리가 효진이를 좋아하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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