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양키스 반격 1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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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칼바람이 불었다. 경기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8시30분이 약간 넘어 부시 대통령의 시구로 시작됐다. 7도 밖에 되지 않는 기온에다 바람까지 불어대 체감 온도는 영하에 가까웠다.

자정이 다 돼가는 8회초.

양키스는 철벽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를 마운드에 올렸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과 면도날보다 예리한 커터를 앞세운 리베라는 단 한순간의 빌미도 주지 않고 다이아몬드백스 타선을 잠재웠다. 말 그대로 철옹성이었다. 3시간26분이 걸린 경기가 끝나는 순간 양키스타디움에는 차가운 자존심의 바람이 불었다.

'제국' 뉴욕 양키스가 반격을 시작했다. 양키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2-1로 승리, 2연패 뒤 1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 4연패를 향한 진군 나팔을 불었다. 양키스 선발 로저 클레멘스(사진)는 7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버텨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클레멘스는 위력적인 구위로 삼진 9개를 잡아내며 마운드를 지켰다. 또 2루수 알폰소 소리아노와 좌익수 셰인 스펜서의 결정적인 호수비는 실점을 막았다.

2-1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오른 리베라는 4연속 탈삼진과 함께 무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현존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명성을 재확인했다.

양키스는 2회말 선두 타자 호르헤 포사다가 솔로 홈런을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으나 다이아몬드백스는 4회초 1사 만루에서 매트 윌리엄스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1-1의 균형이 팽팽하던 6회말 양키스는 2사 1, 2루에서 스캇 브로셔스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균형을 깨고 '굳히기'에 들어갔다. 선발 클레멘스가 7회초를 막아내자 양키스 조 토레 감독은 8회초부터 리베라를 투입, 반격의 불씨를 원천봉쇄해 버렸다.

다이아몬드백스는 선발 브라이언 앤더슨이 기대 이상으로 호투, 경기를 팽팽하게 이어갔으나 타선이 양키스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해 아깝게 졌다.김병현은 8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며 대기했으나 동점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아 등판하지 못했다.

양 팀은 1일 오전 10시 4차전을 벌인다.양키스는 올랜도 에르난데스를 내세웠고,다이아몬드백스는 포스트시즌 4승 무패의 커트 실링을 3일 휴식 뒤 등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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