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대학 졸업선수 상당수 진로 못찾아

중앙일보

입력

졸업을 앞둔 대학 여자축구 선수들이 실업팀의 창단이 늦어지면서 진로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국내 대학 여자축구팀과 선수는 모두 9개, 160여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실업팀은 사실상 숭민 원더스와 INI스틸 등 두 곳 뿐이다.

올해의 경우도 70여명이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 10명 내외만이 극심한 경쟁을 뚫고 실업팀 입단에 성공한 상태다.

이같은 병목현상이 계속될 경우 여자축구 꿈나무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게 되고 결국 이는 막 힘을 받기 시작한 한국여자축구의 싹을 자르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는 최근 토토컵국제대회 제패와 하계유니버시아드 첫 메달 등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여자축구는 남자 선수들 못지 않은 화려한 플레이로 색다른 묘미를 제공했고 조만간 세계무대에 우뚝설 한국축구의 새 기대주로 자리매김했지만 각계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

축구계 안팎에서는 하루빨리 여자축구 육성을 위해 실업팀을 추가로 창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축구협회 기획자문위원단도 최근 정몽준 협회장과 가진 상견례에서 최소 2개 구단 이상 창설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고있는 형편이다.

대학 여자축구팀의 감독들은 실업팀으로 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지도자 교육을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4년제인 경희대와 관동대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이 역시 한계가 있다.

한양여대 이상엽 감독은 "14명의 선수가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이 가운데 진로가 확정된 선수는 절반에 불과해 안타깝다"며 "가장 근본적인 대안은 하루빨리 실업팀이 창단돼야 한다는 것이 일선 여자축구 감독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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