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정상화방안 오늘 통과가능성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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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은행, 투신권이 하이닉스 정상화방안에 동의하기로 내부 입장을 정리함에 따라 31일 오후 5시에 열리는 전체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하이닉스 지원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이닉스 정상화 방안의 통과 여부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주택은행은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탕감비율을 산정하더라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실사결과 청산가치에 따른 채무탕감비율이 정해진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행과 조율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11월1일 합병은행이 출범하는 만큼 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탕감비율을 정함에 따라 전체 탕감비율이 높아지겠지만 담보.무담보 채권간 탕감비율에 차등을 두는 만큼 부채를 탕감하고 나머지 채권을 전환사채로 받는 방안에 동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신규지원에는 참여하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다.

투신권도 당초 오전 10시 회의를 열고 최종입장을 정리하기로 했으나 큰 변동사항이 없어 회의를 취소하고 하이닉스 지원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투신권 관계자는 "일단 무보증으로 1조2천억원의 회사채(금리 6.5%)를 3년간 만기연장하게 된다"며 "은행권이 부채를 탕감하는 등 큰 손실을 감내하는데다 금융당국이 회사채 발행과정에서 보증을 서는 방안을 제시해온 만큼 투신권 전체가 찬성표를 던지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라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따르면 기존에 지원입장을 밝혀온 외환.한빛.산업.조흥은행과 함께 국민.주택은행, 투신권, 리스사 등이 동의하면 지원안 가결에 필요한 75%의 찬성률을 넘게 된다.

신규지원에 반대입장을 밝혀온 신한은행은 이날 중 이사회를 열고 하이닉스 지원에 대한 최종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하나.한미은행은 하이닉스 지원안을 두고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부채탕감비율이 너무 높은데다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무이자 회사채(5년만기)로 지급받는 등 조건이 불리하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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