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제도적 변화 `성공작'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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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적인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도입한 프로축구2001 POSCO K-리그가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며 막을 내렸다.

90분 경기만으로 승패를 가리고 플레이오프 없이 3라운드 정규리그만으로 우승을 가린 올 시즌은 사실 관중이 격감할 것이라는 우려속에 출발했으나 오히려 지난해보다 나은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40경기를 하면서 138만1천48명을 기록한 반면 올 시즌 게임수는 130경기로 줄었지만 전체 관중은 159만9천289명으로 늘어났다.

게임당 관중수도 9천824명에서 1만1천847명으로 2천명이상 증가했다.

여기에는 1년 앞으로 다가 온 2002년월드컵축구 열기, 그리고 일부 경기장이 축구전용구장으로 바뀐 점 등에 기인하는 바도 없지 않지만 제도적인 변화가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먼저 포스트시즌을 없앤 것은 정규리그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게 해관중들의 관심을 끝까지 프로축구에 묶어둘 수 있었다.

즉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등이 열릴 경우 정규리그에서는 4위이내에만 들면된다는 판단에 따라 막판에는 `지키기' 축구가 만연, 팬들의 짜증을 자아냈었다.

또 99년 수원 삼성, 2000년 안양 LG처럼 일찌감치 선두로 나설 경우 다른 팀들이 이들과의 맞대결에서는 대충대충하고 약체와의 경기에서 승점을 올리려는 약삭빠른 전술도 구사, 경기의 수준을 저하시켰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1위로 올라서기 위해 선두와의 맞대결에서 이기는 게 최상의 길이어서 매 게임 치열한 공격축구가 펼쳐졌고 이는 막판까지 접전으로 이어져 관중들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안양 LG의 경우 초반 수비위주였다가 공격축구로 전환했는데 이는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 다득점까지도 따져 우승을 가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골든골제도없이 90분경기만으로 한 것도 선수들이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 드러나지는 않지만 더 수준높은 플레이로 연결됐다는 진단이다.

골든골제도가 없다보니 평균골수는 지난해 2.77골에서 올해 2.3골로 줄어들었다.

한편 일부에서는 꼭 승패를 보기를 원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 다시 연장전 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그러나 일주일에 두 경기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다시 연장전까지 치르고 한발 더 나아가 승부차기까지 할 경우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돼 질적저하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아 지금의 제도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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