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mm 웨이퍼 양산에 나선 삼성전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적자(영업손실 3천8백억원)를 낸 삼성전자(http://www.sec.co.kr)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통한 시장 선점에 승부를 걸었다.

시장 상황은 나쁘지만 3백㎜ 웨이퍼 상용화와 첨단 D램 생산을 앞당김으로써 후발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고 향후 경기 상승기의 과실을 독점하겠다는 공세 전략을 택한 것.

황창규(黃昌圭)삼성전자 사장(메모리 총괄)은 "차세대 기술을 서둘러 도입해 S램.플래시 메모리 등의 비중을 늘리고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범용 D램의 비중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2005년까지 세계 메모리 시장의 30%(지난해 17%)를 차지해 현재 세계 4위(비메모리 포함)에서 인텔에 이은 2위 업체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 3백㎜ 웨이퍼 양산=웨이퍼의 크기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 원가경쟁력의 척도다. 일본이 1987년 1백50㎜ 웨이퍼를 처음 생산하면서 미국을 따돌리고 메모리 분야 세계 최강국으로 떠올랐고, 한국 역시 삼성전자가 1993년 2백㎜ 웨이퍼를 처음 생산하면서 패권국이 됐다.

삼성전자는 그 직후인 1995년부터 3백㎜ 웨이퍼 개발을 서둘러 지난 7월 경기도 화성공장에서 시제품을 내놓았고, 지난달 마침내 이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처음 출하해 이달 국내외 PC업계에 공급됐다.

현재 이 라인은 0.15미크론 공정을 통해 매달 1천5백장의 2백56메가 SD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黃사장은 "3백㎜ 웨이퍼를 실험실 수준에서 개발한 업체는 인텔 등 몇몇 업체가 있지만 이를 양산해 시판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회로선 폭 0.12미크론 5백12메가 더블 데이터 레이트(DDR.보통 반도체보다 정보처리 속도가 두배 이상 빠른 반도체)D램 등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내년 말부터 0.12미크론 이하의 초미세 공정기술을 적용한 제품 생산량을 80%로 늘리고, 2003년부터는 3백㎜ 라인에 이보다 가는 0.10㎛ 기술의 5백12메가 제품을 양산하기로 했다.

◇ 제품군 다양화=이번에 출시한 5백12메가 DDR 제품은 삼성전자가 1994년 세계 처음 개발한 1기가 D램과 상용화된 최첨단 제품인 2백56메가 D램의 과도기적 제품이다.

이로써 90년대 중반 이후 6개월 이상의 격차로 후발업체를 따돌려 온 삼성전자의 기술 우위가 이어지게 됐다.

길게는 2005년까지 주력 제품을 S램.플래시 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50%)으로 바꾸고 D램 솔루션 사업(주문생산 등)비중을 25%까지 높이기로 했다.

홍승일 기자 hongs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