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CIA국장 브레넌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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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넌

존 브레넌(57) 미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 보좌관이 차기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지명된다고 AP통신이 7일 보도했다. 통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중으로 척 헤이글(66) 전 공화당 상원의원(네브래스카)의 국방장관 지명과 함께 브레넌의 CIA 국장 지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브레넌이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지난해 11월 불륜 스캔들로 낙마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에 이어 미 외교안보라인의 한 축을 맡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는 AFP에 “브레넌은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며 “그는 지난 4년간 주요한 국가 안보사안들에 모두 관여한 만큼 CIA를 운영할 만한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브레넌은 25년간 CIA에서 근무한 ‘정보통’이다. 2009년 오바마 1기 출발 때도 CIA 수장으로 강력 거론됐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정책과 가혹한 포로 신문방식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인권단체들의 투서가 잇따르면서 후보직을 자진사퇴했다.

브레넌은 당시 관련 사실을 부인하면서 “물고문 등 포로 신문방식이나 이라크 선제공격 같은 부시 정책에 강력히 반대했다”는 내용의 서한을 오바마에게 보냈다. 벤 로데스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브레넌의) 백악관 보좌관으로서의 헌신이 그 같은 논란을 상쇄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번 지명을 계기로 또 한 번 논란이 일 수 있다.

 브레넌은 파키스탄과 예멘 내 테러리스트 용의자에 대한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작전과 특수임무 병력 배치를 지휘해 왔다. 2011년 알카에다 지도자이자 9·11 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에도 깊숙이 관여했다고 AP는 전했다.

 브레넌은 대테러작전에서 드론 공격을 처음 시인한 백악관 고위직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드론 오폭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다. 이 때문에 그가 CIA를 맡게 되면 드론 전략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로써 오바마 2기 국가안보라인은 존 케리 국무장관-헤이글 국방장관-브레넌 CIA 국장 체제로 예고됐다. 이 가운데 ‘헤이글 국방 카드’는 상원 인준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오바마 2기 내각은 20일 공식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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