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도권팀 약진...호남팀 약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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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6년만의 정상 탈환으로 끝난 프로축구 2001 POSCO K-리그는 성남, 수원, 안양의 `빅 3' 체제 속에 전남, 대전, 전북이 동반약세를 띠는 3강4중3약의 구도로 치러졌다.

뒤늦게 상승세를 탄 부천을 포함, 수도권 4팀은 지난해 정규리그 때처럼 중, 상위권을 형성했지만 전북을 비롯한 호남세는 일찌감치 바닥권에 처진 채 승수쌓기의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했다.

수도권, 특히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와 감독 용병술에 힘입은 빅 3의 강세는 안팎의 어려운 여건에서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향후 프로축구 판도를 가늠케하고 있다.

이들 팀은 고종수(수원), 최용수(안양), 박강조(성남) 등 부상과 이적으로 인한 주축 선수의 공백을 갖고도 외국인선수의 힘을 바탕으로 정규리그 종반 급피치를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력 강화를 위해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난 셈이다.

성남은 샤샤ㆍ이리네ㆍ이반, 안양은 드라간ㆍ안드레ㆍ히카르도, 수원은 산드로ㆍ데니스ㆍ졸리가 기복 없는 선전으로 팀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수도권 강세에 대비되는 충청.호남권의 부진은 예고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태호 감독의 `신바람 축구'를 앞세운 대전은 투자가 적고 선수층이 얇은 핸디캡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와 같은 `찻잔속 태풍'을 일으키는 데 그쳤고 전남은 강철을 영입해 더욱 탄탄한 수비진을 구축하고도 주전 노쇠화란 덫에 걸려 8위로 한계단 더 떨어졌다.

전북의 꼴찌 추락은 다소 뜻밖의 결과다.

투자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전북은 2년 연속 최고액 대우를 해준 김도훈이 제몫을 못 하고 박성배, 변재섭마저 부상으로 시름하면서 감독이 정규리그 도중 2번이나 바뀌는 내홍에 시달렸다.

전북의 부진은 무엇보다 비싼 값에 용병을 데려오고도 지도자의 용병술 부족과 팀워크 난조로 팀 전력을 실전에 풀어내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중위권의 경우 초반 `반짝 장세'를 보인 포항과 부천은 얇은 선수층에, 부산과 울산은 효율적이지 못한 용병 활용에 발목이 잡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투자가 성적으로 직결되는 현상이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구단의 관심과 이를 성적으로 잇는 감독의 지도력이 앞으로도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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