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성남을 우승으로 이끈 차경복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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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일화를 프로축구 2001 POSCO K-리그 우승으로 이끈 차경복(64)감독은 프로감독중 유일하게 환갑을 넘긴 최고령 감독. 국가대표선수 출신으로 서른살이던 67년 경희대감독으로 지도자에 데뷔한 이후중소기업은행, 인천대 사령탑을 거쳐 95년에는 전북 다이노스의 창단감독을 맡는 등그야말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을 맡고 있던 98년 9월에는 엉망이 된 천안 일화(현 성남일화)를 재건해달라는 특명을 받고 다시 프로축구무대에 복귀했다.

당시 천안 일화는 벨기에출신 레네감독의 자유방임형 지도로 인해 생긴 '중병'을 치료하기 위해 호랑이 지도자가 필요했고 차감독이 최적격으로 평가받았다.

2001년말까지 계약을 체결한 뒤 "임기내에 명문구단의 명성을 찾겠다"고 다짐했던 차감독은 이듬해 FA컵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정규리그에서도 팀을 정상으로 이끌어 약속을 지켰다.

차감독은 팀의 질서가 완전히 잡힌 지난해부터는 선수들에게 자율을 부여했다.

훈련도 김학범코치에게 전적으로 맡겼고 직접 나서야 될 일이 있을 때만 나서 `큰 줄기'만 지적해 줬다.

호랑이에서 아버지처럼 바뀐 지도 스타일은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안하무인식으로 행동했던 샤샤를 완전히 장악해 간판공격수로서 톡톡히 위력을 발휘하게 했으며 오랜 경험에서 생긴 `눈'으로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 능력을 배가시켰다.

지도자생활을 한 지 35년째. 천안 일화를 마지막 무대로 여기고 있는 차감독에게 올 시즌은 가장 보람있는한 해가 됐다. (성남=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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