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 대전 `탈꼴찌 전쟁'

중앙일보

입력

"꼴찌만은 할 수 없다." 프로축구 전북과 대전의 `탈꼴찌' 싸움이 정규리그 마지막 이벤트가 됐다.

성남이 99% 우승을 확정지은 현재 전북과 대전은 승점 21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채 골득실차(2골)로 각각 9, 10위에 올라 있다.

전북과 대전의 마지막 27차전 상대는 각각 성남과 포항. 더구나 나란히 원정경기를 치러야 하는 전북 조윤환, 대전 이태호 감독 모두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성남은 홈에서 전북을 꺾고 기분 좋게 우승 축배를 들겠다는 입장이고 포항은 4위 자리에 주어진 10억원의 후원금을 잡기 위해서라도 대전을 제물로 삼아야겠다는`비정한' 자세다.

이에 두 팀 사령탑은 "끝이 좋아야 모든 게 좋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두 팀에 비상이 걸린 것은 꼴찌가 팀에 주는 후유증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전북 이용훈 단장은 "1-2-3, 4-5-6위처럼 어감상 9위는 7,8위와 한 데 묶여 7위를 한 것과 효과가 같다"며 "특히 꼴찌는 앞으로 몇 년 간 팀의 꼬리표처럼 붙어다녀 고비 때 자신감을 잃게하고 그릇된 패배주의까지 심어준다"고 말했다.

성남의 우승잔치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탈꼴찌를 이루려는 전북의 집념은 대단하다.

전북은 조윤환 감독 취임 후 2무를 기록한 뒤 선수당 500만원의 특별 승리수당을 걸었는데 돈의 효험 때문인지 포항을 2-1, 울산을 3-0으로 꺾고 시즌 첫 2연승을달렸다.

대전은 전북만큼 돈이 풍족하지는 않지만 특유의 끈질긴 승부욕을 앞세워 9위에오르겠다(?)는 각오다.

국가대표 출신 플레이메이커 이관우 등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초반 반짝 장세에 그친 대전 이태호 감독은 "아쉬움이 많은 한해였던 만큼 선수, 코치 모두 끝까지최선을 다하자는 일념뿐"이라며 탈꼴찌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대전은 특히 현재 16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해 어느새 97년에 세운 이 부문 최다기록(22경기.대전)에 접근한 상태. 포항으로 향하는 대전의 `잡초 투혼'이 전북의 `당근'에 힘입은 신바람을 잠재우고 꼴찌의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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