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당선인 특사로 다보스 포럼 간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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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인제 전 선거대책위 공동선대위원장을 2013년 다보스 포럼 특사로 파견한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5일 인수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특사 파견은 지난해 12월 20일 클라우드 슈왑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서한을 보내 박 당선인을 초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다보스 포럼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된다.

이인제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중앙SUNDAY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제(4일) 저녁 박 당선인의 전화를 직접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 당선인이) ‘초청을 받았는데 여러 사정상 직접 가기 어려우니 대신 가 달라’고 했다”며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내가 한가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박 당선인의 세계 경제에 대한 견해와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회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을 충실히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이 이 전 공동선대위원장을 특사로 파견한 배경에는 본격적인 인수위 출범을 앞두고 충청 지역 민심을 얻으려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19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선진통일당과 합당하고,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겼다. 그 결과 대전·충남 지역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하는 효과를 거뒀다. 박 당선인은 4일 호남 출신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인수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대선 승리 후 지역균형 행보를 보여왔다.

박 대변인은 이날 이번 특사 파견의 의미에 대해 “올해에 더욱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 새 정부가 갖고 있는 경제 비전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보스 포럼에는 1998년부터 역대 대선 당선인들이 계속 특사를 파견해 왔다”고 덧붙였다. 다보스 포럼은 매년 겨울 스위스의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WEF 연차총회다. 세계 각국의 정·관계와 경제계 리더들이 모여 세계경제 발전방안 등을 논의하는 모임이다. 2008년에는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이, 2003년에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각각 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의 특사로 다보스 포럼에 다녀왔다. 98년에는 유종근 전 전북지사, 김기환 전 통상대사 등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과 함께 정부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류정화 기자 jh.ins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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