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 ITC 판정에 실망…WTO 제소 경고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EU)은 23일 미국이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산업피해 판정을 내린것과 관련, 실망을 표시하고 미국 정부가 보호장벽을 강화할 경우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경고했다.

파스랄 라미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이 만일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자국시장을 닫아버린다면 우리는 당연히 이 문제를 WTO에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ITC의 판정이 철저한 조사에 기초하지 못한 것으로 WTO 규정에도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앤터니 구치 EU 무역담당 대변인도 "미국은 자국업체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ITC가 문제삼은 품목들은 이미 1998년이후 수입이 감소해온 품목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경우 EU 집행위는 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2일 보조금을 받는 외국산 철강 수입제품이 미국 철강업체들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ITC는 이에따라 부시 행정부의승인을 받는대로 외국 철강제품에 대해 내년 2월부터 수입쿼터 및 관세 등 가능한대응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EU측은 수입제품이 미국 철강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ITC의 판정을반박하면서 미국의 노후한 철강회사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설을 현대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미 위원장도 "미국이 보호조치를 강구함으로써 자국 철강회사들이 직면한 문제의 책임을 외국에 돌릴 경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ITC의 이번 조사대상에는 연간 170억달러 상당의 수입제품이 해당되며 이 가운데 EU 15개국 제품은 4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뤼셀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