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정 앵커에 이어 KBS '뉴스9'의 진행자로 발탁된 정세진(28) 아나운서는 소감을 묻는 기자의 첫 질문에 대뜸 "가문의 영광이죠,뭐"라며 씩씩하게 웃는다. 미리 다듬어 준비한 대답을 할 듯한데도…. TV에 나타나는, 이지적이지만 다소 딱딱해 보이는 인상은 카메라 속에서만 그런 모양이다.
"이모가 다섯 분이 계신데 아침에 신문 보시고 전화를 릴레이로 하셨어요. 정말 제가 9시 뉴스 앵커가 됐구나 싶던데요."
다음달 5일부터 '뉴스9'를 진행할 그는 개인의 주관이나 판단을 개입시키기보다 팩트(Fact) 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앵커는 기자와 시청자를 잇는 다리라고 생각합니다.그런데 팩트가 아닌 느낌으로 전하는 멘트로 시청자를 '현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바람이 있다면 제 언행이 항상 일치했으면 좋겠어요."
정 아나운서는 1999년 10월부터 주말 '뉴스9'를 맡아왔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진행이 돋보이긴 하지만 꾸미지 않는 탓에 다소 밋밋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성격인 것 같아요.애교도 없고 털털한 편이라.'이쁜 짓'은 누가 때린다고 해도 못하거든요. 제가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녹화해 보면서 그런 생각은 했습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질 때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는거 있잖아요.이제부턴 마음을 잘 다스려야겠죠."
97년 1월 입사해 5년차가 된 그는 처음엔 10분 뉴스도 어려워 쩔쩔맸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뉴스가 훨씬 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5년이란 경험을 쌓고 9시 뉴스를 맡게된 것은 다행이라고.
"흔히들 9시 뉴스 앵커가 되면 전국민의 눈길을 받는다고 하는데…"라고 말하자 그는 눈치 빠르게 "지금 시집 잘 간다는 얘기할려고 그러시죠□"라고 받았다. "잘 모르겠어요.체질적으로 계산적이기 싫거든요.혹 결혼을 한다면 저의 옛 모습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그 자리를 누구나 상류층으로 가는 길로 여긴다면 그걸 한번 깨보고 싶어요."
KBS 입사 전 중앙일보 사내 방송 아나운서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중앙일보는 제 친정이에요.사회가 어떤 건지 알려준 곳인데다 지금도 친한 언니들도 많구요.곧 한번 놀러 갈께요"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