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 고립주의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LG의 김태환 감독은 지난 여름 있었던 감독들끼리의 골프 모임에 한번도 나가지 않았다.

골프를 못 쳐서가 아니다. 비기너이기는 하지만 컨디션이 좋으면 보기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의 실력이다.

김감독은 모임 통보를 받으면 일단 "알았다"고 해둔다. 그러나 골프를 칠 시간에 팀에 일이 있으면 나가지 않는다. '당연히' 늘 일이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일부러 골프 모임을 피하는 것 같다.

LG는 지금까지 한번도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갖지 않았다.중앙대·연세대·성균관대·건국대 등 대학팀만 상대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다른 팀들이 활발한 상호 방문경기로 전력을 저울질하고 스스로의 문제점을 찾는 것과 비교된다.

LG는 왜 '고립주의'를 택한 걸까. 독특한 팀 운영과 선수 기용, 기발한 작전으로 의표를 찔러온 김감독의 설명은 딱부러진다.

"프로팀끼리의 연습경기는 효과가 없다."

어차피 알짜는 숨기고 분위기만 익히는 수준의 경기는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감독의 팀 운영에 대해 LG 김인양 단장은 "다른 팀 사정을 알고싶기는 하다. 그러나 다른 팀들도 우리 팀 사정을 모르기는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다.LG의 고립주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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