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크로아티아, 탄탄한 수비바탕 기습공격 뛰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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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는 유고연방으로부터 독립한 이듬해인 1992년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해 국제무대에 뒤늦게 신고했지만 크로아티아의 축구 열기는 브라질 못지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구는 4백50만명에 불과하지만 6백여명의 프로, 3만여명의 아마추어, 3만9천여명의 18세 이하 선수가 활동 중이고 등록된 축구 클럽만 1천2백여개에 이른다.

처녀출전한 98프랑스월드컵에서 일약 3위에까지 오른 돌풍은 당시 출전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다. 22명 중 12명이 레알 마드리드(다보르 수케르)·발렌시아(고란 블라오비치)·AC밀란(즈보니미르 보반) 등 유럽의 '빅리그'에서 활동 중이었다. 또 대표팀 감독으로 6년간 장수한 밀로슬라브 블라제비치 현 이란 대표팀 감독은 재능있는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재임기간 중 98년 월드컵은 물론 96년 유럽선수권 8강 진출 등 화려한 성적을 일궈냈다.

지역예선 1,2차전에서 벨기에·스코틀랜드와 잇따라 비겨 불안하게 출발했던 크로아티아는 지난해 10월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 블라제비치 감독 후임으로 21세 이하 대표팀을 맡고 있던 미르코 조지치를 사령탑에 앉힌 후 궤도에 올랐다.

다섯경기에서 13득점·1실점의 놀라운 성적으로 4승1무를 기록, 조 2위로 뛰어오른 후 지난 7일 마지막 경기에서 벨기에를 잡아 직행 티켓을 가로챘다.지역예선을 제외한 A매치 경기를 포함하면 조지치 취임 이후 10경기 무패다.

크로아티아의 경기 스타일은 탄탄한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을 바탕으로 웅크리고 있다가 기습을 통해 승부를 내는 '98년식'과 대동소이하다.

최후방에는 이고르 투도르(유벤투스)·다리오 시미치(인터밀란)·로버트 코바치(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무대에서 통하는 1급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다.허리에는 98년 멤버인 로베르트 야르니(라스팔마스)·즈보니미르 솔도(슈투트가르트) 등 고참들이 포진한다.

공격진에선 부상으로 98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노장 알렌 복시치(미들스보로)가 지역예선에서 두골, 98년 득점왕 다보르 수케르가 한골을 뽑아내며 건재하고 23세의 신예 보스코 발라반(아스톤 빌라)은 네골을 기록하며 노장들과 조화를 이뤘다.

대한축구협회는 다음달 한국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를 크로아티아팀 명단에 수케르·발라반·복시치·야르니·투도르·코바치와 로베르트 프로시네키(포트마우스)·이고르 스티마치(웨스트햄) 등 8명 중 반드시 4명 이상이 포함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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