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바운스

중앙일보

입력

'셰익스피어 인 러브' '리플리'의 기네스 팰트로와 '아마겟돈''진주만'의 벤 애플렉이 운명적 사랑을 나눈다. 할리우드의 실제 연인으로도 유명했던 그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바운스'는 캐스팅을 둘러싼 입소문을 빼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팰트로의 차분하고 섬세한 몸짓, 애플렉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살아있지만 구성 자체가 우연에서 시작해 우연으로 끝나 뭔가 허전함을 남긴다.

얘기는 제법 감동적이다. 광고회사의 유망 직원인 버디(애플렉) 는 공항에서 만난 아가씨와 하룻밤을 즐기려고 폭설로 비행기가 결항된 극작가에게 자기의 탑승권을 넘겨준다. 그러나 그것이 비극의 발단. 그 대신 비행기를 탄 극작가는 항공 사고로 목숨을 잃고, 그는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그가 택한 속죄 방법은 극작가의 아내 애비(팰트로) 를 돕는 것. 두 자녀를 둔 애비가 생계를 위해 뛰어든 부동산 업소의 고객이 된다. 그러면서 그들은 서로에게 끌린다. 과거를 밝히려고 하나 기회를 잡지 못하는 버디. 결국 그들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고, 헤어지고, 재회하는 정석적인 코스를 따라간다.

'바운스'의 특징은 멜로영화의 달콤함을 포기하고 뜻하지 않게 급습하는 사랑의 슬픔과 고통을 그렸다는 점.

둘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들의 실체를 알고 있는 관객들은 더욱 조마조마해진다. 그러나 1998년 '섹스의 반대말'로 흥행.비평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던 돈 루스 감독의 후속작치곤 싱거운 측면도 있다.

12세 이상 관람 가.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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