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3,800억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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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D램 업체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http://www.sec.co.kr)는 올 3분기 7조2천억원 매출에 당기순이익 4천2백억원과 소폭의 영업이익(1백82억원)을 냈다고 22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8천억원, 순이익은 전분기(8천8백억원)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로써 올들어 3분기까지 이 회사의 매출은 23조8천9백억원, 영업이익은 2조2천2백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 63%가 줄었다.

관심을 끄는 반도체 부문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2천6백억원이었으나 3분기에 3천8백억원의 큰 폭의 손실로 돌았다. 그러나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 부문(3천6백억원의 영업이익)과 디지털 미디어.생활 가전 부문이 호조를 보여 적자를 면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큰 폭의 적자를 낸 것은 이 회사가 삼성 내 전자관련 사업을 통합해 출범한 1988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백28메가D램 값이 1달러를 밑도는 '센트 시대'에 접어들 정도로 반도체 불황의 골이 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램버스 D램의 판매호조로 전세계 D램 점유율이 30%까지 올랐갔고 고부가가치 비메모리쪽 제품개발에 나서 반도체 적자 규모는 경쟁사인 하이닉스반도체나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보다 훨씬 적다고 밝혔다.

특히 휴대전화.오디오.비디오 등의 수익을 내는 다양한 사업구조가 완충작용을 해줘 경기반등에 대비해 강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상무는 이날 국내외 기관투자가.애널리스트 대상의 전화 설명회(IR)에서 "내년 하반기께 반도체 수급 균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감산계획이 없으며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4조7천억원 정도"라고 밝혀 당초 계획보다 4천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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