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코머스 권위자 하버드大 레이퍼트 교수

중앙일보

입력

-일부선 IT 붐이 끝났다고 하는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초고속통신망, 휴대전화와 휴대용 PC 이용자수 등 각종 지표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많은 IT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6년간 많은 사람들이 IT에 뛰어들었다. 이는 IT산업의 초기 행태만 보여준 것이다. IT산업도 전통적인 산업과 다를 바 없다. 새로 생기는 중소기업의 90%가 도산하듯 e-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IT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현재 IT산업은 성장이 느리고 재고도 많다. 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거의 모든 기술혁명의 초기 단계(1850년대의 전신, 1880년대의 철도, 1920년대의 자동차산업 등)와 상당히 유사하다. 각각의 경우 '붐→기업 도산→장기적인 붐'이라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 IT산업은 두번째 단계에 와 있다. 회복 시기는 내년 중반께가 될 것이다."

-인터넷이 유선에서 무선기반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에 따른 시장 변화는.

"이는 단순히 인터넷 접속수단이 바뀐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년간 전세계 PC산업을 이끌어온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의 연합체인 '윈텔(MS의 윈도+인텔의 칩)'체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전세계 PC의 95%인 5억대 가량이 이 윈텔체제에 기반해 있을 정도로 이들 기업은 PC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접속수단이 바뀌면서 PC 이외의 새로운 기기와 이에 따른 운영체제가 필요하게 됐다. 이는 한국 등 미국 이외의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왔다는 것을 뜻한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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