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0kg 불구 도루 고개세운 우즈

중앙일보

입력

‘1백㎏ 흑곰의 돌진’.

두산 거포 우즈의 내년 목표는 30-30클럽(홈런-도루 30개) 가입이다. 1m83㎝·1백㎏의 거구 우즈가 호타준족의 상징으로 꼽히는 30-30클럽에 들겠다는 다짐에 본인은 언제나 자신만만했다.

우즈는 시즌중에도 “나는 달리기가 빨라요(I’m a fast runner)”라며 김평호 주루코치와 내기를 할 정도로 도루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자신의 말그대로 우즈는 지난해 정규시즌 도루는 고작 4개였으나 올해 12개를 기록했고,지난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서 한개씩을 기록,일취월장의 성장세를 보였다.

우즈의 빠른 발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꺼져가던 두산의 희망을 되살렸다.
4-4 동점이던 7회초 1사 1·3루에서 심재학의 타석때 1루주자 우즈는 날쌔게 2루로 내달렸고,삼성 배터리는 허를 찔린 듯 당황했다.

귀중한 득점찬스에서 병살처리로 무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내린 김인식 감독의 과감한 작전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심재학의 2루수 땅볼때 3루주자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고 우즈 역시 3루까지 진루,후속타자 김동주의 적시타로 득점을 올려 두산은 6-4로 달아났다.

김인식 감독은 정수근 외에 이렇다할 빠른 선수가 없자 우즈가 도루에 성공한 날은 꼭 선수들에게 주문처럼 하는 말이 있다.
“우즈도 뛴다.너희는 굼벵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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