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허리 싸움이 승부의 관건

중앙일보

입력

"허리 싸움이 승부를 가른다."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는 각 팀 에이스들의 컨디션이 평소에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중간계투 활약 여부가 승부의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1차전 선발투수였던 발비노 갈베스(37.삼성)와 빅터 콜(33.두산)이 기대 이하의피칭으로 승리투수 요건인 5이닝조차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는 부진함을 보였고2차전 선발로 나서는 임창용(25.삼성)과 구자운(21.두산)은 각각 오랜 공백과 지나친 투구로 인해 100% 기량을 보여줄 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확실한 1승을 보장해 줄 것으로 믿었던 1차전 선발 갈베스가 경기 초반 최고구속 148㎞의 강속구를 뿌렸지만 4회부터 구위가 급격이 떨어지면서 홈런 1개를포함해 5안타를 맞고 3점을 내준 뒤 4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8월20일 어머니 병 구완을 이유로 출국한 뒤 7번이나 입국을 미뤄 코칭스태프의 속을 태웠던 갈베스는 65일간의 공백기 연습 부족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이후경기에서도 큰 기대를 걸기 어렵게 됐다.

1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던 두산의 콜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를 이끌었던 콜은 삼성 타선을 상대로 4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6안타, 4실점해 코칭스태프에 실망을 안겼다.

반면 1차전 승부의 열쇠는 중간계투들이 쥐고 있었다.

정규시즌에서 선발로만 13승(8패)을 올렸던 고졸 2년차 배영수(20)는 갈베스를 구원한 전병호(28)와 김현욱(31)이 제몫을 못해주자 4-4 동점이던 6회초 중간계투로나서 3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위력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최용호-이혜천-이경필-차명주로 이어진 두산의 허리는 삼성 타선에 무너지면서 합작 3점을 내줘 결국 7-4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

따라서 2차전을 포함한 잔여 경기도 허리 싸움이 승부의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의 2차전 선발 임창용은 남해 현지훈련 중 자체 청백전에서 투구 불안이 노출됐고 2차전을 책임질 두산 선발 구자운도 포스트시즌 들어 3경기에 선발 출장한 탓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더욱이 양팀의 공격력이 상승세를 탄 가운데 3차전부터는 확실히 내세울 만한 선발 투수조차 없어 중간계투요원들의 어깨는 한껏 무거워졌다. (대구=연합뉴스) 이동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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