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63.5%다. 2011년(31%)의 두 배로 뛰어오른 것이다(한국인터넷진흥원). 무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100.6%·2011년)과 인구 100만 명당 특허출원 건수(2634건·2009년)도 OECD 국가 중 1위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는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쥐면 검색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 중 79.2%가 “뉴스나 새로운 정보를 더욱 빨리 알게 됐다”고 말한다. 하루 중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이용 시간은 매년 증가 추세다. 2010년의 59.4분에서 2012년 96분으로 늘었다. 이용자들은 자료·정보 습득(95.9%), 커뮤니케이션(83.9%), 여가활동(89.9%)을 위해 스마트폰을 쓴다(한국방송통신위원회).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손가락과 눈동자에 의존하는 검색에 밀려 사색과 독서 시간은 점차 줄고 있다. 한국 남자 대학생이 하루 책을 읽는 시간(42분)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127분)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인 10명 중 셋(33.2%)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 안에서 독서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 됐다. 미국의 IT칼럼니스트 니컬러스 카는 “웹을 검색할 때는 숲을 보지 못한다. 나무조차도 보지 못한다. 잔가지와 나뭇잎만 볼 뿐”이라고 경고했다(『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동국대 윤재웅(국어교육과) 교수는 “시대를 바꾸는 창의력은 폭넓은 교양과 깊이 있는 생각에서 나온다”며 “학교와 사회가 검색 대신 사색을, SNS보다 독서를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성시윤(팀장)·천인성·윤석만·이한길·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