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인테리어 스타일링

중앙일보

입력

세븐도어스 민송이 실장이 제안한 니트로 만든 쿠션 커버와 린넨으로 만든 조명갓, 발. 몇 가지 아이템의 패브릭을 교체하는 것으로 집안 분위기를 따뜻하게 바꿀 수 있다.

우리 어머니들은 겨울이 되면 온돌 아랫목에 이불을 깔았다. 창에는 두꺼운 커튼을 꺼내 달아 찬바람을 막고 소파 방석도 따뜻한 느낌이 드는 색깔로 바꿨다. “계절에 맞는 인테리어란 이런 것”이라고 리빙 스타일링 스튜디오 세븐 도어스 민송이 실장은 말한다. 옛날 어머니들이 했던 것처럼, 돈을 많이 들이거나 크게 고치지 않고 몇 가지 아이디어로 쉽게 겨울을 날 수 있다. 민 실장에게 집이 따뜻해 보이는 겨울 인테리어 스타일링을 알아봤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 ‘컬러’다. 여름엔 블루, 겨울엔 레드처럼 색깔만 바꿔도 시각적인 계절감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면, 커튼의 색을 바꾼다거나 벽에 페인트를 다시 칠하는 식이다. 혹은 패턴이나 색깔이 있는 시트지를 벽이나 베란다 유리에 붙여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다양한 소재의 천, 즉 ‘패브릭’도 겨울 인테리어에 적절한 소품이다. 민 실장은 “사람은 실용성을 겸해야 필요성도 느낀다”며 “맘에 드는 패브릭을 큼지막한 크기로 구해 놓으면 상황에 따라 담요나 커튼으로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 덧붙였다.

패브릭을 이용해 쉽게 만들 수 있는 아이템으론 커튼이 있다. 레일이 아닌 철제나 나무봉에 다는 ‘발’ 형식의 커튼이다. 민 실장은 “전통적인 한국의 발 형태로 나뭇가지에 걸면 서정적인 분위기도 든다”고 말했다. 발 커튼은 다용도실 같은 수납을 주로 하는 공간을 살짝 가리기 좋다. 발을 고정하는 나무는 반포터미널 꽃시장에서 사거나 근처 산 등에서 주워올 수도 있다. 모양이 반듯하고 가급적 바싹 마른 걸 고르면 된다.

패브릭은 동대문종합시장과 반포터미널 꽃시장 2층 상가에서 구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살 수 있지만 원단에 대해 잘 모르면 직접 만져보고 사는 게 좋다.

구입한 패브릭 끝을 가볍게 박음질하면 깔끔하게 쓸 수 있지만, 마감 처리를 하지 않아도 좋은 천도 있다. 올이 풀린 것이 멋스러울 수 있으므로 올을 조금씩 내서 창문이나 소파 뒷면의 빈 벽에 걸면 또 다른 장식이 된다. 패브릭은 집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색깔이나 패턴, 그림이 그려진 것이 좋다. 민 실장은 “외국 가정에서는 실제로 소파 뒤에 작은 카펫을 걸어 장식한다”며 “천장에서 줄을 내려 고정하는 와이어 줄을 구입해 걸어두면 된다”고 설명했다. 와이어 줄과 천에 구멍을 뚫는 아일렛은 철물점이나 화방에서 구입할 수 있다.

쿠션 역시 겨울 분위기를 내기 좋은 아이템이다. 쿠션 패브릭은 구입은 물론이고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 교체가 용이하다. 색깔이나 패턴을 여러 개로 구비해 계절별로 돌아가며 쓰면 좋다. 먼저 기본 아이템을 갖추는 게 순서다. 어떤 색깔과도 잘 어울릴법한 베이지나 회색 같은 무채색으로 베이스 쿠션을 만든 후 계절이 바뀌거나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다양한 컬러감의 쿠션을 매치한다.

쿠션은 몸에 닿는 면적이 많아 소재는 거친 것보다 면이나 린넨처럼 부드럽고 내추럴한 것이 적합하다. 여름이라면 몸에 달라붙지 않는 마직 소재가, 겨울에는 니트·모직·퍼 등을 쓰면 푹신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패브릭을 이용해 조명 갓도 만들 수 있다. 보통 조명을 사고 나면 이후 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많다. 갓 역시 교체가 어렵다고 생각해 먼지가 쌓인 것을 그냥 쓰는 경향이 있다. 조명 가게에서 원하는 크기로 갓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해도 되지만 역시 집에 있는 패브릭으로 간단히 만들 수 있다. 가지고 있는 패브릭을 갓 모양으로 자른 후 뿌리는 본드를 사용해 갓 프레임에 붙이면 된다. 적절한 시기에 교체 해주면 조명을 새로 산 느낌이 든다.

갓에 쓰는 패브릭은 린넨이 좋다. 실크 같이 얇고 부드러운 천은 세탁과 프레임에 붙이는 작업이 쉽지 않다. 린넨은 계절에 상관없이 쓰기 좋고 세탁도 편리하다. 또 내추럴한 느낌이 매력이다. 세탁 후 다림질도 필요치 않다. 구깃구깃한 느낌이 오히려 더 잘 어울릴 수 있다. 니트도 조명 커버로 제격이다. 잘 늘어나서 천이 조금 부족해도 잘 씌워지며 따뜻한 느낌도 든다. 패브릭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처음이라면 컬러감이 센 것보다 약한 것이 실패할 확률이 낮다. 화려한 원색은 기존의 가구들과 어울리기 힘들어서다.

쓰지 않고 창고에 넣어둔 카펫이 있다면 오랜만에 꺼내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민 실장은 “요즘 청소기에는 카펫 청소용으로 나오는 브러시가 있어 관리가 편해졌다”며 “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바닥에 깔면 보기에도 따뜻하고 보온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새로 인테리어를 할 때는 청소 등 정리정돈은 기본이다. 민 실장은 “집안 정리정돈이 잘 돼 있어야 인테리어도 빛을 발한다”고 덧붙였다.

패브릭으로 겨울 인테리어 하기

1. 서정적인 나무 발 커튼
발 커튼은 말아 올려 쓸 수 있게 천 끝에 끈을 하나씩 달아준다. 천의 앞뒤로 10㎝ 간격마다 끈을 단다. 말아 올렸을 때 리본으로 묶어 주면 끝이다. 끈을 다는 대신 아일렛으로 구멍을 낸 후 끈으로 묶어도 된다.

2. 계절에 따라 분위기를 바꿔주는 쿠션 커버
쿠션 커버는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사둬도 좋지만, 오래 써 색깔이 변한 목도리나 니트 옷을 사용해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니트 조직이 듬성듬성해 마감은 뜨개질할 때 쓰는 바늘을 써 마무리하고, 지퍼 대신 단추를 달아 끼우면 된다.
  
3. 겨울 인테리어에 한 몫을 하는 조명 갓
갓을 만들 때는 갓의 모양을 잘 확인해야 한다. 아래위 원형 크기가 같은 갓이라면 패브릭을 네모 형태로 자르면 되지만 아래가 더 크다면 원단을 자를 때 밑 부분이 그만큼 넓어져야 한다. 패브릭은 실제 갓 사이즈보다 1㎝ 이상 크게 잘라 안쪽에 본드를 뿌려준 후 갓의 뼈대에 잘 말아 붙여준다.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장진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