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서적 도매상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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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고교에 합격한 동생은 어제 새책을 한아름 받아 가지고 왔다.
고 1에서 배울 책이라 한다.
새책을 뒤져보고 온 가족은 깜짝 놀랐다.
영한사전·한영사전·국어사전·지리부도 등 이 네가지 책들은 동생이 중 1에 합격했을 때도 학교가 억지로 떠맡겨 산 일이 있고 또 내가 쓰던 헌 사전들과도 중복이 된다.
이 네권의 책값은 자그마치 1천5백원. 학교는 사전 도매상인가? 출판업자인가? 신입생이란 약점을 이용해서 악랄한 책장수와 결탁하고 강제 판매하는 까닭은?
사전이란 교과서가 아니다. 학교나 교사가 간섭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교사나 학교 당국은 이런 짓을 해서 전체 학생, 온 학부형들로부터 빈축을 사는 짓을 하지 않길 바란다. <서울 영등포구 신광동·고3 강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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