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이장형·신형욱 안마 세계벽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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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체조의 신구 간판스타 이장형(27.대구은행)과 신형욱(20.한체대)이 안마에서 함께 세계의 벽에 도전한다.

이장형과 신형욱은 오는 28일(한국시간) 벨기에 겐트에서 개막하는 2001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시드니올림픽 우승자 마리우스 우지카(루마니아) 등에 맞서 세계선수권 출전 사상 안마부문 첫 메달획득에 도전한다.

안마는 한국이 세계선수권 및 올림픽에서 아직 한번도 메달을 가져오지 못했던 취약종목의 하나지만 이장형과 신형욱이 나서는 이번 대회에서는 가장 입상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체조선수로서는 환갑이나 다름없는 27세의 이장형은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4위로 선전한데 이어 연말 주니치컵 초청대회에서 준우승한 관록을 자랑하는 백전 노장이다.

동작의 스케일이 크지 않다는 단점을 기술숙련도로 만회하는 이장형은 손잡이위에서 구사하는 기술이 세계정상급. 이장형은 채점규정이 새롭게 바뀐 올해 형인 이주형 대표코치를 따라 대표팀에서 은퇴할 것을 고려했지만 이번 대회와 내년 아시안게임을 위해 마음을 돌렸고, 후배들앞에 부끄럽지 않겠다며 이를 악물고 훈련해왔다.

새 채점규정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채 동아시아대회와 U-대회에서 잇달아 입상에 실패했던 이장형은 최근 연기난이도 구성을 10점 만점으로 끌어 올렸고 전국체전 우승으로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라섰음을 보여줬다.

선배 이장형이 `노력형'라면 함께 나서는 신형욱은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한 지난 5월 오사카 동아시아대회에서 금메달을 딴데서 보듯 타고난 재능이 돋보이는 `천재형'이다.

신형욱은 비록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해 노련미는 떨어지지만 러시안윈드스윙(마면을 짚고 회전하는 기술)을 비롯해 마면 위에서 펼치는 연기는 단연 세계정상급이라는 평가다.

그간 단점으로 지적받던 약한 체력을 보강하는데 집중하며 대회를 준비해 온 신형욱은 현재 컨디션과 연기 숙련도 면에서 5월 동아시아대회때를 능가한다는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오는 21일 선수단과 함께 출국하는 이들은 "우선 결선에 오르는 것이 목표지만 반드시 메달을 획득해 한국체조의 새 가능성을 알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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